[파이낸셜뉴스]
연말특수를 기대했던 소상공인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윤석열 대통령이었지만 비상계엄 선포와 취소, 탄핵정국으로 이어지면서 연말 특수를 통한 매출 증대는 물론 정부 지원도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8일 소상공인 업계에 따르면 연말 송년회 예약을 취소하는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홍대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 사장은 "회식하기로 했던 팀이 두 곳 있었는데 취소했고 근처 가게도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말에 손님들 좀 많이 몰릴 걸로 생각해서 준비도 하고 있었는데 기운만 빠져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여의도에서 호프집을 운영중인 강 모 사장은 "여의도는 정치와 기업 관련 회식이 많아 연말 특수를 기대했다"며 "연말 송년회 예약을 받아둔 상태이지만 한 두 팀들이 취소하고 있어 전화가 올때 마다 조마조마 하다"고 전했다.
문제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 정국이 탄핵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개점휴업' 상태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강남에서 일식집을 운영중 A 씨는 "얼른 탄핵이라도 되고 상황이라도 정리됐으면 좋겠다"며 "이 여파가 언제까지 갈까 더우덕 걱정이며 장기화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유통업계도 초비상이다. 당장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휴전국인 한국에서 계엄령이 외국인들에게 주는 공포감은 내국인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 변수다. 주요 관광명소가 많은 도심을 중심으로 집회가 확산하면 유통업계 전반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데다 한국이 졸지에 여행 위험 국가로 잇달아 지정되면서 한국 관광 수요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곳은 호텔업계다. 자칫 계엄령 사태로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한 한국 관광 수요가 위축될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 3일 비상계엄령 선포 당시 외국인 투숙객이 많은 서울 특급 호텔을 중심으로 많은 문의와 일부 조기 퇴실 사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사태로 한국을 여행 위험지역으로 분류하는 국가가 많아지면 업황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8일 기준 서울의 한 특급호텔은 계엄 사태 직후 10건 가량 예약 취소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호텔 관계자는 "평소에도 취소나 연기 신청이 있었지만, 순식간에 이렇게 취소가 많이 들어온 건 계엄 사태 영향인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서울 특급호텔에선 연말 예정된 연회의 5%가량이 취소되기도 했다.
일부 일본 수학여행 단체가 방문을 취소했고, 전문 여행사를 통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던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일행도 여행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여행이나 방문을 계획 중인 잠재 고객들이 예약을 취소하는 상황은 다음 달부터 반영될 것"이라면서 "정치적 혼란 상황이 길어진다면 업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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