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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고문" 故김수미 말년에 남긴 일기장엔..

40년간 쓴 일기 출간

"하루하루가 고문" 故김수미 말년에 남긴 일기장엔..
(출처=연합뉴스)

"하루하루가 고문" 故김수미 말년에 남긴 일기장엔..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배우 김수미가 장장 40년간 쓴 일기가 책으로 나온다.

김수미의 아들 정명호 나팔꽃F&B 이사와 배우 서효림 부부는 앞서 김수미가 삶을 정리하면서 손으로 써둔 원고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알려진 책 제목은 '안녕히 계세요'였다.

오늘(12일) 출간 예정인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는 고인이 1983년 30대부터 말년까지 솔직하게 써 내려간 일기를 묶은 것이다.

제목이 바뀐 것은 고인이 자기 이름을 걸고 식품을 판매하던 회사 '나팔꽃 F&B'와의 송사로 큰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됐다고 생각하는 유족의 억울함 등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2일 연합뉴스가 출간 전 입수한 책에 따르면 고인은 나팔꽃 F&B와의 분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러한 내용은 2023년 10∼11월 일기에서 확인된다.

이 시기 아들 정씨는 나팔꽃 F&B의 A씨를 횡령 및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올 1월에는 나팔꽃 F&B가 회사 대표이던 정씨를 해임한 뒤 김수미와 함께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고인은 "하루하루가 고문이다. 기사가 터져서 어떤 파장이 올지 밥맛도, 잠도 수면제 없이 못 잔다", "지난 한달 간 불안, 공포 맘고생은 악몽 그 자체였다. 회사 소송 건으로 기사 터질까 봐 애태웠다"고 털어놨다.

고인은 "주님, 저는 죄 안 지었습니다", "오늘 기사가 터졌다. (중략) 횡령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고인의 딸 정모 씨는 "(고인은) 기사 한 줄 나는 게 무섭고 수치스럽다고 생각했으며, 겉보기와는 달리 기사, 댓글에 엄청나게 속상해하고 견디기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고인은 말년에 공황장애도 앓았다.

“올해 1월부터 정말 밥이 모래알 같고 공황장애 숨 막힘의 고통은 어떤 약으로도 치유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공황장애, 숨이 턱턱 막힌다. 불안, 공포, 정말 생애 최고의 힘든 시기였다"고 썼다.

한편 일기장에는 삶의 고통뿐 아니라 일에 대한 애정도 빼곡히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