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우원식 국회의장 초청 경제 4단체 간담회 개최
19일 이재명 당대표 주재 상법 개정안 토론회
4대그룹, '퍼펙트 스톰' 극복 방안 마련 회의 개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나타내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불확실성을 던 재계와 정치권이 잇따라 접촉하면서 위기 극복에 나선다. 경제단체들은 촌각을 다투는 반도체특별법을 비롯해 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상법 개정안 등에 대해 산업 현장 일선의 목소리를 전달할 예정이다.
기업들은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트럼프 2기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 기업들의 저가 물량 공세를 따돌리고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려는 방안 모색에 분주한 모양새다.
정치권·경제계 위기 극복 위해 연쇄 회동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17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초청으로 경제 4단체 간담회가 개최된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4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개최한 경제 단체장들과 민생 현안 긴급 간담회에 불참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경우 이번에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에서 정치와 무관한 민생·경제 관련 법안들의 정상적인 논의와 처리가 필요하다는 경제·산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국회 증감법 개정안(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여야가 합의를 통해 직접 보조금 지원을 명시한 '반도체특별법'의 통과 필요성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어 19일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법 개정안 관련 토론회에도 대한상의를 비롯한 경제단체들이 참석해 재계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는 이재명 당대표 주재로 개최될 예정이다. 앞서 민주당은 소액주주 보호 강화 명분으로 상법 개정을 당론으로 채택한 후 재계 우려를 전해 듣기 위해 토론회를 지난 4일 열 예정이었으나, 전날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며 무산된 바 있다.
재계는 상법 개정이 자본시장 발전에 도움이 안 되며 오히려 기업 성장을 훼손시킨다는 논리로 더불어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골든타임' 놓인 재계, 내년 전략 구상
기업들은 탄핵소추안 가결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돼 "급한 불은 껐다"면서도, '트럼프 2기' 통상·무역 정책 급변 상황에서 권한대행 체제에 돌입하며 자칫 협상력 약화와 국내 기업들이 다른 국가 기업들에 비해 불이익을 받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만의 TSMC가 일찌감치 보조금 협상을 트럼프 2기 시작 전에 마무리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보조금 수령은 '감감무소식'"이라면서 "권한대행 체제에 돌입했으나 정부 부처가 얼마나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줄지 몰라 큰 기대를 안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연이어 자체 전략회의를 개최하며 글로벌 경기침체, 트럼프 2기의 불확실성, 원자재 값·환율 폭등에 이어 '정치 리스크'까지 덮친 '퍼펙트 스톰' 돌파 방안 모색에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7일부터 부문별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한다. '위기'에 휩싸인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세트(완성품) 제품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가운데, 주요 5대 권역의 총책임자를 교체하며 중국 스마트폰·TV·가전 업체의 저가 물량 공세를 뚫을 묘수 찾기에 나선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이어 아성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총체적으로 수렁에 빠진 반도체(DS)부문은 지난 인사에서 강도 높은 쇄신과 직제 개편을 통한 효율적 조직으로의 변화를 내세우며 '와신상담'에 나설 예정이다.
전영현 DS부문장이 핵심 사업부인 메모리사업부와 미래 먹거리 발굴 조직인 SAIT(옛 종합기술원)의 수장을 겸직하면서 미래 6세대 HBM 제품인 HBM4를 비롯해 2나노미터 제품 등 '초격차' 자존심을 다시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도 지난 12일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를 열고 올해 사업 성과와 내년도 계획을 점검했고 같은 날 LG그룹도 사장단 협의회를 열고 내년 중점 과제와 계열사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SK그룹은 계엄 선포·해제 직후인 지난 4일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대책 회의를 열어 환율 변동성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방안을 점검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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