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등록 감사인 유지를 위한 점수 부과 시 회계법인별 규모를 고려하는 쪽으로 제도 개선 방향을 잡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동안 매출, 인력 등 각 법인별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대형과 중소형에 대해 동일 기준으로 평가를 해왔다는 지적을 일부 받아들인 모습이다.
윤정숙 금감원 회계전문심의위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기업·회계법인 대상 피드백 간담회'에서 "등록 요건 유지의무 위반에 대한 조치 차등화 등 제도 개선 건의사항에 대해선 금융위원회와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논의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6월 12일 열린 '감사품질 제고를 위한 상장사 등록 감사인 간담회'에서 나온 건의사항에 대한 답변으로, 구체적인 방침을 밝히진 않았으나 당시 의견을 어느 정도 수용한 발언이다.
해당 문제제기는 금감원이 회계법인 감리 시 '가~라군'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점수를 매겨 감사인 지정에 반영하고 있다는 게 골자다.
가령 인력과 소속 회계사 경력 등이 비교적 많은 '빅4(삼일·삼정·한영·안진)' 감사인 점수가 100점인 반면 어느 중소회계법인 점수는 10점이라고 가정하면 감리에서 미흡 사항이 나와 똑같이 5점씩 감점을 받아도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다르다. 전자는 5%만 차감되지만, 후자는 절반이 줄어든다.
그리고 이는 결국 지정받는 고객(회사) 수 감소로 이어져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간 소위 '로컬회계법인'들 불만이 컸다. 윤 위원이 언급한 '조치 차등화'는 규모를 감안한 비례적 평가, 즉 상대평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 위원은 "등록 요건 유지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관련 미흡사례 등을 지속 안내하겠다"고도 덧붙였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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