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석씨, 장애인 연주자 멘토링
태광그룹 34년간 공익사업 펼쳐
매년 장학금 등에 20억 이상 투입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태광그룹 티시스 장애인표준사업장 '큰희망' 이현명 직원(왼쪽 세번째)과 시각장애인 하모니카 연주자 이인혁씨(왼쪽 첫번째)가 태광그룹 일주재단의 이윤석 하모니시스트로부터 하모니카 멘토링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태광그룹 제공
"너무 느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호흡을 참아내야 해요. 계속 빨리 부는데, 오늘 급한 일 있나요?(웃음)"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갑작스레 웃음이 터져 나왔다. 태광그룹 일주학술문화재단(일주재단) 소속 하모니시스트 이윤석씨(33)의 농담 한마디에 멘티들과 가족이 긴장을 풀었다. 다소 무거울 것 같던 멘토링은 예상과 다르게 훈훈하게 진행됐다.
이날 세계적 하모니시스트이자 일주재단 23기 장학생 출신인 이씨는 태광그룹 티시스 장애인표준사업장 '큰희망' 이현명 직원과 시각장애인 하모니카 연주자 이인혁씨에게 하모니카 일일 멘토링에 나섰다.
두 멘티도 어디서 빠지지 않는 실력자이지만 박자·음정·호흡에 대해 충고를 받을 만큼 이씨의 멘토링 열정은 대단했다. 그 덕분에 30분씩 주어진 멘토링 시간은 총 2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씨는 "하모니카는 어려운 악기여서 처음부터 다시 배우지 않으려면 기본기를 잘 다져야 한다"며 "한국에서는 기본기를 잘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어 만나는 멘티마다 이 악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강조한다"고 거듭 설명했다.
이씨를 세계적 하모니시스트로 키워낸 일주재단은 일주 이임용 창업주(1921~1996)의 뜻에 따라 1990년 설립됐다. 이 창업주는 '기업의 이익은 사회로 환원돼야 한다'는 신념으로 재단 설립을 추진했으며, 생전에 "사업 확장과 홍보보다는 한 푼이라도 더 지원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이런 그의 철학을 이어받아 일주재단은 매년 20억원 이상의 재원을 장학사업, 학술지원사업, 사회공헌 등 다양한 공익사업에 투입하고 있다. 특히 일주재단은 지난 34년간 총 575억원 규모의 공익사업을 펼쳤으며 지금까지 221명의 해외 박사 장학생에게 285억원, 1687명의 국내 석·박사 및 학사 장학생에게 194억원의 거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해왔다.
국내 학문과 연구 발전에 기여한 일주재단의 장학사업은 설립 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기업 이익의 사회환원을 실천하는 모범 사례로 자리잡았다. 이날 진행된 하모니카 멘토링 같은 인재양성 프로그램도 장학사업의 일환으로 인재 발굴에 나선 것이다.
이씨는 일주재단의 장학사업에 대해 "예술 장학생을 지원하는 곳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아무 조건 없이 등록금을 내주는 게 보통 용기가 아니다. 예술장학생이란 건 당장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지원을 받은 후 '세상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대학생 때부터 해왔는데, 오늘도 그런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태광그룹이 사회에 일조하는 씨앗을 뿌렸으니 나중에 분명히 좋은 인재들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주재단의 도움으로 서울대 작곡과, 노르웨이 음악원에 하모니카 전공으로 최초 입학한 이씨는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등 여러 독주회 리사이틀, 금난새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 출연 등 세계적 하모니시스트로 성장했다. 현재 그는 인재 교육과 공연, 두 번째 앨범 작업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