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로니스·삼정KPMG 협력
프로세스 인텔리전스 컨설팅
(왼쪽)바스티 노미네처 셀로니스 CEO, 박상원 삼정KPMG 대표
우리가 엑스레이나 컴퓨터 단층촬영(CT) 찍는 이유는 뭘까. 나도 모르는 내 신체 내부의 문제를 눈으로 보고 싶어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단순히 매출을 키우는 것보다 리스크 최소화가 기업 성장에 있어서 핵심 요소로 자리 매김했다. 독일의 소프트웨어 업체 셀로니스가 이 구상에서 착안해 채택한 개념이 '프로세스 마이닝'이고 이를 기반으로 탄생한 제품이 '프로세스 인텔리전스'이다.
19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바스티 노미네처 셀로니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프로세스 인텔리전스에 대해 "기업 조직에서 각각 분리돼있는 프로세스(업무 절차)를 통합하고, 문제점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체계"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나온 '프로세스 인텔리전스'는 2000년 학계에서 등장한 '프로세스 마이닝'이라는 개념을 실제 기술로서 구현한 플랫폼이다. 이후 고도화를 거쳐 지난해 11월 '프로세스 인텔리전스 그래프'라는 결과물이 나왔다. 부서 간 '사일로(Silo)', 즉 기업 내 방벽을 해체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기존 기업 시스템은 각 영역의 데이터들이 구분돼 교류가 원활하지 않으나 '프로세스 인텔리전스'가 설치되면 이 같은 정보들이 통합화 과정을 거친다. 어느 지점에서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전현재 셀로니스 한국 지사장은 "직원이 회사 시스템에 정보를 입력하는 등 업무를 하게 되면 '로그(기록)'가 남는다"며 "흩어져있는 이런 정보를 연결해 한 눈에 볼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셀로니스는 지난 3월 지사를 설립해 삼정KPMG와 손잡고 한국에 진출했다. 전 세계적으론 1500여개 고객 개선 사례를 확보하고 있다. BMW, 우버, 월마트 등이 대표적이다. 양사가 유치한 국내 첫 고객은 삼성화재다. 이외 삼성생명, 녹십자, DL이앤씨 등과도 기술검증(PoC) 완료 계약을 앞두고 있다.
업종별로 적용 방식이 달라 '프로세스 이노베이션(PI)' 역량을 갖춘 컨설팅사가 필수적이다. 박상원 삼정KPMG 컨설팅부문 대표는 "과거엔 일일이 구조와 프로세스를 뜯어보면서 개선 방향을 조언해줬다면 이젠 셀로니스 시스템을 통해 즉시 문제 지점을 파악할 수 있다"며 "여기에 컨설팅 전문성을 더해 최적의 개선 방향을 짚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를 'No AI without PI'라는 구호로 정리했다. 그는 "자동차 보험을 예로 들면, A고객과 B고객이 비슷한 사고를 내고 다른 정비소를 갔는데 정비까지 각각 하루, 열흘이 걸린 상황을 가정해볼 수 있다"며 "이런 기록이 통합돼있지 않을 땐 개별적으로 처리되고 끝나기 때문에 후자 같은 비효율을 그대로 방치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프로세스 인텔리전스로 이 지점을 바로 잡아낼 수 있고 도입한 보험사는 비효율성을 최대로 낮출 수 있다"며 "내부통제 영역에서도 효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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