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 책임매니저
현대건설, 초고강도 PPWS 개발
기존 공법보다 자재·시간 더 줄여
내진·경량화 등 폭넓은 기술 개발
남미 최장 현수교 건설에도 참여
김기남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 책임매니저. 현대건설 제공
글로벌 교량시장에서 국내 교량건설 기술이 약진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도로-철도 병용교량 '제3보스포루스대교'를 건설한 데 이어 남미 최장의 현수교인 '차카오대교'를 건설하면서다. 여기에는 초고강도 조립식 평행선 스트랜드(PPWS) 케이블이라는 시공 핵심기술이 있다. 관련 기술개발에 참여한 김기남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 책임매니저(사진)는 22일 "기존 미국 및 일본 기술을 현대건설이 개량·발전시킨 것으로 현수교 주케이블의 핵심기술"이라며 "울산대교에 이어 제3보스포루스대교에 성공적으로 적용됐고 차카오대교에도 적용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수교는 곡선의 현수케이블에 의해 지지되는 형식의 다리를 말하는데, 초고강도 PPWS 공법은 공기 단축과 케이블 물량 저감에 큰 역할을 한다.
김 책임은 "울산대교의 주케이블은 인장강도 1960㎫의 초고강도 PPWS 공법을 적용해 기존 기술 대비 약 8%의 케이블 물량을 절감했으며 공기도 3개월가량 단축해 케이블 가설을 마쳤다"고 전했다. 2009년 착공해 2015년 완공된 울산대교는 김 책임이 설계 관리, 가설엔지니어링, 기술개발 등 핵심 공정에 참여했다.
김 책임은 "제3보스포루스대교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해협을 횡단하는 3번째 장대교량"이라며 "첨단의 설계 개념과 가설엔지니어링 기술을 적용해 약 3년의 짧은 기간 대규모 사장현수교 건설을 완료하는 등 세계 교량역사에서도 명작으로 손꼽힌다"고 설명했다.
김 책임은 대학원에서 강구조공학 및 내풍공학을 전공한 뒤 2008년 현대건설에 입사, 토목구조물 설계와 초장대교량 연구개발(R&D) 업무를 수행해 왔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설계관리를 마친 뒤 연구소로 복귀, 이후 국책연구과제에 참여해 초고강도 PPWS 케이블의 제작 및 시공 핵심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현재 진행 중인 차카오대교 프로젝트의 경우 미국 알래스카에서 칠레를 연결하는 '팬-아메리칸 하이웨이'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팬아메리칸 하이웨이는 알래스카의 페어뱅크스에서 시작해 캐나다∼미국∼멕시코∼중앙아메리카를 거쳐 남아메리카 각국을 연결, 아르헨티나 최남단의 푸에고섬에 이르는 총연장 7만8800㎞의 국제도로를 말한다.
김 책임은 "차카오대교의 가교 지점인 차카오해협은 강진 지역일 뿐만 아니라 강풍(평균 20㎧), 고수위(6m), 급조류(9㎧) 등 교량 가설상 가혹한 환경조건을 갖고 있다"며 "이 때문에 고난도의 구조계획과 설계작업을 요구한다"고 했다.
실제 현대건설은 초장대 교량 건설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구조계획 및 설계는 물론 내진성 및 내풍성 향상과 재료의 고강도화 및 경량화, 부유식 구조시스템 등까지 폭넓게 기술개발을 해 왔다. 앞서 한강에서 가장 많은 다리를 준공한 건설사 역시 현대건설로 동편의 고덕토평대교부터 최서단 일산대교까지 13개의 다리를 건설하며 저력을 다졌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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