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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산 냉장육·칠레산 체리 푸는 대형마트

고환율에 수입산 먹거리 비상
수입 산지 다변화로 가격 방어
냉장육·과일 저렴한 공급처 발굴
국산 제철과일 늘려 수급 안정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 상품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형마트 업계가 저가 산지 발굴 등 발빠른 가격 방어에 나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위협할 정도로 상승하면서 대형마트들이 과일 등 수입산 제품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달 국내 공급물가지수도 124.15로 전월(123.47)보다 0.6% 올랐다. 국내 공급물가 지수는 국내 출하 및 수입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다.

강달러 양상으로 수입산 물량이 많은 대형마트 업계는 수입 산지 다변화 등 가격 방어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냉장육을 중심으로 새로운 공급처를 찾는 경쟁이 심화됐다. 선도 문제로 그때그때 수입할 수밖에 없어 환율 변동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19일부터 미국산 대비 시세가 5% 이상 저렴한 캐나다산 냉장 소고기를 시범 판매하고 있다. 냉동 갈비 또한 호주산 대신 10% 이상 싼 뉴질랜드산으로 준비해 내년 1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지난 2022년 11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긴 이후부터 수입 산지를 다변화했다. 유제품, 수입육은 호주, 뉴질랜드 등의 신규 산지를 발굴해 현재는 산지별로 가격비교를 통해 가격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전세계적으로 대부분 상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서도 "매입시 공급처가 많으면 많을수록 협상력이 커져 가격을 낮출 여지가 있으므로 산지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기존보다 저렴한 수입 상품을 새로 출시하거나 국내 상품을 중심으로 상품군을 재편하는 것도 새로운 전략으로 떠올랐다. 롯데마트는 기존에 판매하던 것보다 크기가 작은 수입 과일 상품 '작아도 맛있는 수입과일' 시리즈를 선보인다. 기존 상품보다 10%가량 작은 칠레산 체리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25% 낮췄다. 필리핀산 바나나는 송이당 5~7개보다 줄인 3~5개의 제품을 선보이며 가격을 50% 이상 떨어뜨렸다. 홈플러스는 소용량 체리·블루베리 제품을 판매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한 국내산 딸기, 감귤류를 확대했다.

대형마트들은 결제 시 이용되는 통화를 변동성이 낮은 화폐로 바꾸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1년 이상 장기적으로 원달러·원유로·원호주달러 환율 추이 등을 살펴 장기적으로 변동폭이 작은 화폐 중심으로 결제한다. 홈플러스는 일부 상품의 경우 달러가 아닌 원화 기준으로 1년 단위 계약해 환율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입 과일이 비수기라 철강이나 전력 등에 비하면 그나마 환율 영향이 크진 않다"면서도 "고환율 여파가 점차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