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통감… 사고수습에 최선"
10억달러 배상책임 통해 희생자 지원 약속
고개 숙인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제주항공은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 지원과 사고 수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 규명과 더불어 유지 정비 체계와 항공 안전 관리의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29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탑승객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고 원인을 불문하고 최고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빠른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사고 원인에 대해 "현재로서는 현장 대응과 본사 차원의 사고대책본부를 통해 초동 조치를 진행 중"이라며 "유가족 지원과 사고 수습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탑승자 가족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발표됐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2차 브리핑에서 "260여명의 인력을 무안공항에 파견한 상태"라며 "광주와 목포, 무안 등 인근 지역에 숙박 시설을 마련해 탑승자 가족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주항공은 사고 항공기에 가입된 배상책임 보험을 활용해 희생자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송 본부장은 "약 10억달러 규모의 보험금을 통해 부상자 치료와 희생자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무안공항이 오는 1월 1일 오전 5시까지 폐쇄됨에 따라 해당 기간 무안으로 귀국 예정이던 제주항공 여행객들은 인천과 부산을 통해 입국할 수 있다. 송 본부장은 "여정을 변경하거나 일정을 취소하려는 승객들에게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겠다"며 "태국인 승객 2명에 대해서는 유가족이 사고 현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사고 여객기 B737-800(HL8088)은 2009년 제작돼 2017년 제주항공에 등록된 기체다. 제주항공은 해당 기체의 사고 이력을 묻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일축하며 일본 간사이 공항 회항 사건과의 관련성도 부인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사고 기종은 월, 주, 일 단위의 정기 점검을 모두 완료했으며, 점검 당시 이상 징후는 없었다"고 밝혔다.
항공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항공사들의 유지 정비 체계와 안전 관리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항공 사고는 단일 원인보다는 복합적인 요인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령이 오래된 항공기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정비 신뢰도를 강화하고 정기 점검 주기를 단축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 여객기의 항공보험 피해자 배상책임 담보 보상한도는 10억달러(약 1조4720억원)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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