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2400아래로, 원·달러환율은 1480원을 넘어서고 있다. 2024.12.2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올해 한국 증시 성적은 부진을 넘어 처참할 정도다. 코스닥 지수는 23.15%(27일 기준) 하락해 전쟁 중인 러시아 RTSI 지수(-19.08%)에도 밀렸다. 글로벌 주요 지수 중 꼴찌다. 코스피 지수 수익률도 -9.43%로, 역주행을 기록했다.
기업들의 쪼개기 상장과 갑작스러운 유상증자 등 무책임한 태도, 성장 둔화 우려, 계엄·탄핵정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엔 캐리 트레이드와 강달러,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트럼프 트레이드 등 외부 불안감도 올 한해 증시를 흔들었다.
다만 증권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불확실성 해소를 통해 내년에는 반등할 것으로 봤다.
30일 뉴스1이 국내 주요 18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025년 코스피 예상 범위(밴드)는 하단 2100~2600, 상단 2700~3100으로 집계됐다.
평균 예상 밴드는 2342~2872로, 2024년 코스피 평균 예상 밴드(2250~2771)와 비교해 상·하단 모두 전년 대비 높아졌다. 올해 코스피 상하단 밴드는 2360.18~2896.43이었다.
내년 코스피가 '삼천피'를 뚫을 것으로 예상한 증권사도 신한투자증권(3100), 키움증권(3000), 메리츠증권(3000), 대신증권(3000) 등 4곳이나 됐다.
반면 DB금융투자(2100), NH투자증권(2250), 신영증권(2260), 다올투자증권(2270) 등은 코스피가 2300 아래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말 코스피 하락은 '바닥 다지기'…"계엄·탄핵 리스크, 통제가능한 불확실성"증시 전문가들은 올 연말 코스피가 계엄·탄핵 정국 여파에 약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바닥 다지기'라고 평가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계엄 이후 국내 고유 증시 불안으로 부상한 정치 리스크는 통제가능한 불확실성으로 레벨 다운된 상태"라며 "향후 주식시장은 트럼프 2기 정책 변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금리인하 경로, 국내 수출 및 이익 변화 등 기존 재료 소화에 주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2차례 탄핵 사례를 빗대어 봤을 때, 탄핵 이슈는 대체로 단기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예상치 못한 경로에서 촉발돼 불확실성을 높이나 해당 문제가 해소되는 과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코스피 하단은 2350선을 예상하는데,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탄핵소추가 확정되며 증시가 반등했다"며 "증시 내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이격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과거 사례에서도 PBR 0.85배, 이격도 90~92에서 증시가 저점을 확인한 뒤 반등하며 높은 확률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2025년 코스피 '상저하고' 흐름 예상 다수…"하반기 투심 회복 기대"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8명 중 12명은 2025년 코스피 흐름을 '상저하고'로 예상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5년 상반기에는 트럼프 2기 정권 출범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선행지수 피크아웃 가능성이 있다"며 "또 중국 위안화 절하로 나타나는 환율부담 등이 상반기까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상반기까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상존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반기는 미국 금리 인하 이후 해외 투자자 투심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겠다"고 분석했다.
반면 연초부터 금리 인하와 경기 상승으로 상고하저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을 전망한 전문가도 있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5년 상반기 중 트럼프 행정부 2기 정책의 윤곽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증시는 멀티플 복원 형태로, 회복 속도나 강도가 상반기에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리서치센터장들은 국내외 금리 인하 기대감과 저점에 가까운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매력 등도 2025년 코스피 반등의 기회 요인으로 꼽았다.
내년 추천 업종은…'전기·AI·자동차·조선'2025년 추천 업종 및 종목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렸다.
KB증권은 미국 인공지능(AI) 분야 설비투자(Capex)의 수혜를 입을 변압기·송전망 등 전기 섹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설비투자 투자 확대를 반영하며 급증한 경제지표는 '미국 제조업 건설투자'인데, 이번 사이클에서는 아직 제조업 건설투자와 전력설비 건설투자 간 괴리가 크다"며 "2000년대처럼 전력설비 건설투자가 후행하는 사이클이라면, 전력설비 건설투자는 말 그대로 이제 시작인 셈"이라고 예상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기술의 발전과 수요 증가로 고성능 컴퓨팅 자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 중장기 성장성이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고 반도체 섹터를 추천 업종으로 꼽았다.
대신증권과 LS증권은 '트럼프 리스크'가 선반영된 자동차 업종을 추천 업종으로 꼽았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5년 주목 중인 4가지 테마는 트럼프 수혜와 K컬처, AI, 밸류에이션"이라며 "자동차 업종은 트럼프 리스크가 주가에 선반영됐으며, 주주환원확대 및 밸류에이션 저평가 상황으로, 저가 매수가 가능한 구간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신중호 LS증권 센터장도 "트럼프 취임에 따른 높은 변동성과 한국의 이익 컨센서스 하락 등의 환경에서 고배당 업종 및 종목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경향이 나타날 것"이라며 "자동차 업종은 가격 측면에서 수출 부진 및 관세 부과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한 상태로, 미국 내 신공장을 통한 현지 생산으로 리스크에 대응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외에 현대차증권과 다올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수혜가 기대되는 조선업종에 주목할 것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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