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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일평균 거래대금 4조 돌파...머니무브 현실화

과열되는 미국 주식시장... 서학개미 거래액, 연초 대비 43조 늘었다


올해 미국 주식 및 국내 주식 거래대금 비교 추이
구분 1월 12월 (27일 기준) 증감분
미국 주식 거래대금 267억6995만달러(약 39조3866억원) 587억7075만달러(약 86조4694억원) 119.54% (47조828억원)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환율=1471원)

[파이낸셜뉴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사상 첫 4조원을 돌파했다. 서학개미 등 국내 증시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셈이다. 해외 투자가 급증하면서 주요 증권사들의 관련 수익률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2년만 60% 급증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일평균 거래금액은 지난해 1·4분기 2조5235억원에서 올해 4·4분기 4조820억원으로 약 2년여만에 61.75% 넘게 급증했다. 분기기준으로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올해 4·4분기 해외주식 총 거래대금은 260조338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이후 해외 주식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각 증권사들의 편의성 강화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에 대한 이해도역시 크게 높아져 투자 러시로 이어졌다.

현 추세라면 주요 증권사의 해외 주식 수수료 수입이 국내 주식 수수료 수입을 역전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이 순수수료율과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국내 주식 대비 해외 주식에서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성을 비교한 결과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국내 주식 대비 해외 주식 수익성이 6.1배 높게 나타났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4.8배), 키움증권(2.8배), NH투자증권(2.1배)로 집계됐다.

해외 주식 거래대금이 향후 국내외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의 절반수준인 7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경우 주요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손익 비중에서 국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매매 비용을 고려한 국내 주식에서의 증권사 순수수료율은 0.09%로 국내 주식 0.024%대비 3.7배에 달한다.

신한투자증권 임희연 수석연구원은 "(증권사 입장에서) 국내 경상 일평균 거래대금 15조원에 해외 주식 일평균 거래금액이 7조5000억원까지 늘어날 경우 수수료 손익 2배 증가 효과를 누리게 된다. 향후 해외 주식 거래대금 확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수수료 비용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외 증권사 인수 및 지분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미 수익률 격차 확대
한국과 미국 증시의 수익률 격차가 심화되면서 월별로 봐도 투자 이민은 가파른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12월 1일~27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거래대금(매수+매도)은 587억7075만달러(약 86조46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월 267억6995만달러(약 39조3866억원)와 비교해 119%(47조828억원) 증가한 수치다.

올해 국내 증시는 전 세계적으로 수익률 꼴등을 기록하며 상승랠리를 펼친 미국과 격차가 두드러졌다. 올해 미국의 나스닥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0% 넘게 상승한 반면 코스닥 지수는 약 21% 떨어졌다. 코스피 지수 역시 10% 가까이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내년 미국 증시 전망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미국 증시 고공행진으로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우려와 내년에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살펴보면 역사적으로도 높은 수준에 위치하고 있다”며 “최근 숨고르기의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백찬규 연구원은 “자본투자, 노동생산성 등을 비교할 때 유로존은 정체되는 반면 미국은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또 중단기적 매크로 모멘텀 역시 미국이 유로존 대비 우위에 있어 선진국 주식시장 내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은 여전히 견조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