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수요 부진, 중국발 수입재 여파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앞두고, 수출 여건 우려
포항제철소 제2고로에서 쇳물이 생산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이 철강 생산 상위 10개국 중 지난해 조강(쇳물) 생산량이 러시아 다음으로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업황 침체 속에서 가동률을 조정한 결과로 'K철강'이 수요 부진으로 고전하는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생산량 대비 가파른 감소세
5일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까지 우리나라의 조강생산량은 583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한국의 조강 생산 감소량은 같은 기간 전세계와 비교하면 더 가파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월~11월 전세계 71개국의 조강생산량은 16억946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줄어들었다.
국내 철강업계의 조강생산량 감소 배경에는 경기침체, 건설경기 회복 지연으로 인한 수요 부진 등이 있다. 건설산업은 철강 수요의 60% 가량을 차지하는데, 건설업이 부진하면서 철강 수요도 줄고 가격까지 떨어졌다.
특히 중국발 과잉 생산이 국내 철강업계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지난해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9억2920만t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지만, 자국 내 부동산 경기 침체에 수요가 부진하자 남은 물량을 중국산 수입규제가 덜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중동 국가로 밀어내는 전략을 폈다. 실제로 지난해 누적 중국 철강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2.6% 증가한 1억1000t을 기록해 2016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철강 제품의 가격은 국산 철강재 대비 10~20% 저렴해 국내 철강사들의 가격경쟁력과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해 1~11월 조강 생산량 감소량 1위를 차지했다. 6490만t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일본도 같은 기간 7710만t을 생산해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동률·공장 셧다운으로 대응...내년 관세 장벽 우려
업황 부진에 힘겨운 한 해를 보내면서 국내 철강사들은 일부 설비를 중단하고, 공장 가동률을 축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과 1선재공장을 폐쇄했다. 현대제철 역시 포항 2공장 가동 휴업 지침을 내렸다가 현재 노조의 반발로 지침을 철회하고 노사 협의를 진행 중이다.
올해에도 한국 철강사의 수출 여건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수출 장벽을 더욱 높일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집권 당시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며 철강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다만 올해는 중국 정부의 부양책에 따라 저가 수입재 유입으로 인한 피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NH투자증권 이재광 연구원은 "중국 철강 수요가 개선된다면 중국의 철강 수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철강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중국의 철강 수요에 대한 강한 회복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최근 중국 부동산 판매 면적이 202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3.2% 전년비 상승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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