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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용산도 무릎 꿇었다… '부촌 넘사벽' 된 압구정

3.3㎡당 1억 이상 단지 전국 34개
절반 넘는 19개가 압구정동에
시세 1위도 압구정 '현대14차'
3.3㎡당 1억5000만원 돌파 유일
시세 상위 10위권 중 7개 싹쓸이

서초·용산도 무릎 꿇었다… '부촌 넘사벽' 된 압구정
'대한민국 부촌'의 상징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3.3㎡당 가격 기준으로 상위권을 싹쓸이 한 것이다. 압구정에는 24개 노후 아파트가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 사업을 추진중이다. 사업이 마무리 되면 한강변에 69~70층 초고층 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30일 파이낸셜뉴스가 KB부동산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12월 기준으로 3.3㎡당 가격이 1억원을 넘는 아파트는 전국서 34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서초구 반포동·잠원동, 용산구 이촌동·한남동 등이 주인공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압구정동 아파트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3.3㎡당 시세 1위는 압구정동 '현대14차'로 1억5120만원이다. 1억5000만원 벽을 돌파한 것은 이 단지가 유일하다. 3위도 압구정동 '현대4차'로 1억4141만원, 4위도 압구정동 '현대5차'로 1억3489만원을 기록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3.3㎡당 1억원 이상 아파트는 34개 단지로 이 가운데 압구정 노후 아파트는 10위권에 7개 단지를 포함해 모두 19개 단지가 이름을 올렸다. 절반이 넘는 수치로 국내 최고가 단지에 압구정 아파트가 대거 포진한 셈이다.

압구정동 아파트는 '원조' 부촌 단지다. 하지만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부침을 겪어왔다. 3.3㎡당 시세 기준으로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 되어가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도 밀린 바 있다. 최근에는 부상하는 서초구 반포동에 부촌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재건축 사업의 윤곽이 나오면서 지난 2023년부터 압구정 아파트가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며 "재건축이 더욱 속도를 내면서 올해에는 반포동을 제치고 부촌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이다"고 분석했다.

통계를 보면 신흥 부촌으로 부상하고 있는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중에서는 '래미안원베일리(3.3㎡당 시세 2위)', '아크로리버파크(7위)' 등 6개 단지만 3.3㎡당 1억원이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북권에서는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한남동 '한남더힐' 등 2개 단지만 3.3㎡당 가격이 1억원을 넘었다.

한편 압구정 일대 24개 노후 단지들은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2구역이 사업속도가 가장 빠르다. 압구정 일대 재건축 시공사 선정은 구역별로 이뤄진다.

한 대형사 임원은 "2구역의 경우 내년에 시공사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눈에 보이지 않는 수주전을 진행중이고, 빅 5를 포함해 10대 건설사 모두 출전을 준비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