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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익수 한국미래소재 대표 "동박 원재료 신소재 ‘큐플레이크’… 내년 5만t 양산 목표"[인터뷰]

LS전선 소재 계열사… 재생동 등 리싸이클링 사업
부수고 쪼개서 가볍게 만든 ‘큐플레이크’ 자체 개발
가격 경쟁력도 갖춰… "구리 공급망 생태계 조성 앞장"

전익수 한국미래소재 대표 "동박 원재료 신소재 ‘큐플레이크’… 내년 5만t 양산 목표"[인터뷰]
전익수 한국미래소재 대표 겸 LS전선 소재사업부장이 30일 서울 용산구 LS전선 본사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전익수 한국미래소재 대표 "동박 원재료 신소재 ‘큐플레이크’… 내년 5만t 양산 목표"[인터뷰]
LS전선의 동박용 신소재 큐플레이크 LS전선 제공
"미래 소재 '큐플레이크'로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합니다."

LS전선의 소재 계열사 한국미래소재의 전익수 신임 대표(LS전선 소재사업부장)의 일성이다.

한국미래소재는 LS전선의 소재사업부서 중 재생동만 따로 떼 내 만든 계열사다. 지난해 9월 신설됐다. 재생동을 포함해 친환경 리싸이클링 사업을 주로 맡는다.

지난 3월 초대 대표로 이상호 LS전선 재경본부장(전무)이 부임했으며, 전 대표는 2대 대표로 내정됐다. 전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1996년 LS전선에 입사 이래 대부분을 소재 분야에서 보낸 '소재왕'이다.

재생동은 동(구리) 스크랩을 정련 설비에 넣어 제조하는 소재다. 최근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재생동 사용을 의무화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LS전선은 전 세계 1800만t의 전기동(순수한 동) 수요 중 900t을 생산했다. 구리는 원광석으로부터 얻었다. 하지만 원재료가 점점 고갈 됐고, 재활용 비중도 늘면서 LS전선도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전 대표는 "LS전선과 같은 케이블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원부자재가 중요하지만, 한국미래소재처럼 자회사를 통해 신규 사업화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LS전선이 새 회사까지 만들어 사업을 확장하는 건 '큐플레이크'라는 '믿을 구석' 때문이다. 큐플레이크는 지난해 12월 LS전선이 개발한 동박 원재료다. 구리 선 대신 구리 조각을 사용하는 개념이다. 큐(CU)는 구리를 의미하고, 플레이크는 조각을 의미한다. 큐플레이크의 외관은 유사한 이름의 유명 시리얼처럼 생겼다.

전 대표는 "요즘 유럽은 재생동을 25% 이하로 쓰면 입찰 자격 자체가 안 된다"며 "재생동 비율이 높을수록 가점도 붙는다"고 소개했다. 광산에서 갓 캔 구리를 프라이머리, 건물 등 부산물에서 추출한 구리를 세컨더리라고 하면, 이 세컨더리를 얼마나 썼냐 하는 게 재생 비율이다. 그는 "원래 구리를 한 덩어리 잡으면 무거워서 못 들 정도인데 부수고 쪼개고 거칠게 만드는 게 큐플레이크에 적용된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표면이 거칠고 내부 공간이 많을수록 가벼워져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가 된다"고 소개했다.

환경친화적인 이 소재는 가격 경쟁력도 있다. 기존 구리 선 공정처럼 불순물을 제거하는 절단, 세척 등을 거치지 않아서다. 전 대표는 "구리 선에는 최상급 스크랩만 사용됐지만 큐플레이크에는 낮은 등급도 사용할 수 있어 스크랩 수급 문제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국미래소재는 전북 군산국가산업단지 내 1만6576㎡ 부지에 연면적 7935㎡ 규모로 한 공장의 착공에 들어갔다. LS전선이 약 310억원을 출자했다. 향후 생산성 확보를 위해 미국 등 각국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LS전선과 협력을 확대해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년 연산 5만t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 대표는 설명했다.

LS전선과 한국미래소재는 또 밀반입되는 구리 스크랩 관리를 통한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전 대표는 "국내 구리 스크랩양이 연간 40만t인데, 10만t은 중국으로 나간다고 한다.
우리 기업들은 모자란 약 20만t을 외부에서 수입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구리 값이 오르면서 가격이 중국이 대체재로 각광받는 구리 스크랩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구리 스크랩이 불법적으로 중국으로 빠져나가는 데에 대한 규제책이 필요하다"면서 "한국미래소재는 재생동 사업을 늘려 나가며 협력사들과의 '구리 공급망'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