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매해 12월 말일을 기준으로 배당 절차를 진행하던 국내 대표 배당주들이 최근 배당기준일을 변경해 일반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통상적인 배당투자 시점이 불명확해졌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KT&G △삼성화재 △포스코홀딩스 △현대자동차 등 대표 배당 기업들이 배당기준일 변경을 공시했다. 기존에는 매 결산기말(12월31일)을 기준으로 주식을 보유할 경우 배당받을 권리를 취득했으나, 이 기준일자를 이사회에서 정하는 날로 변경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조치는 금융당국에서 추진하는 배당선진화정책 골자인 '선배당 후투자(기업의 배당여부와 규모가 공시된 후, 투자자들이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구조)'에 따른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는 통상 12월말을 의결권·배당기준일로 설정해왔다. 하지만 배당 여부 및 금액은 그 이듬해 3월 정기 주총에서 정해지고 4월경 배당금을 실제 수령했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는 최종 배당액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었다. 소위 '깜깜이 투자'를 해왔던 셈이다.
이에 따라 배당기준일과 주총의결권기준일을 분리하고, 배당기준일을 주주총회 이후로 지정하도록 하겠다는 게 배당선진화정책의 핵심이다. 주주총회에서 확정한 배당금 확인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단 취지다.
다만 그 전까지와 마찬가지로 연말 기준의 배당을 기대하며 배당주에 투자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배당기준일 직후 주식을 매도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던 투자자들은 매도시기를 확정할 수 없게 됐고, 연말 배당락을 기회로 저가매수를 노리던 투자전략도 녹록지 않다.
기업들의 자율공시에는 대부분 배당기준일이 언제로 변경될지 구체적 내용없이 '추후 예정'이라고 밝힌 곳이 대다수이고, 배당선진화정책의 구체적 사항은 잘 모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 증권플랫폼의 배당주 종목토론방에서 "올해는 배당이 없다는 거냐", "올해까지는 연말에 배당권자가 확정된다는 뜻 아니냐" 등의 엇갈린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자율공시를 진행한 KT&G, KT, 포스코홀딩스 등은 올해 연말기준 배당을 진행하지 않는 것이 맞다. 회사마다 세부 일정에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내년 2월경 이사회에서 배당기준일을 정한 후, 이를 토대로 1·4분기 내 배당을 진행할 전망이다.
하지만 배당을 진행해야 하는 회사 내부에서조차 아직 정확한 시기를 정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KT&G의 경우 내년 초 이사회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세부적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KT는 내년 1·4분기 이사회에서 결정할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는 내년 2월 개최 예정인 이사회에서 배당기준일을 결정할 예정이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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