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사중주단 최초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9일 신년음악회부터 총 4차례 시리즈 무대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아레테 콰르텟(Arete Quartet)'이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연을 하고 있다. 금호문화재단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 관객들이 실내악 공연을 접할 기회가 더 많아져서 현악 사중주의 매력이 잘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국내 현악 사중주단 최초로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아레테 콰르텟(Arete Quartet)'이 총 네 차례 예정된 2025년 시리즈 공연에 대해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레테 콰르텟 멤버들은 "상주음악가로 선정돼 우리가 온전히 꾸민 네 번의 무대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매우 뜻깊다"고 입을 모았다.
제1바이올린을 맡은 전채안(28)을 비롯해 제2바이올린 박은중(24), 비올라 장윤선(30), 첼로 박성현(32)으로 구성된 아레테 콰르텟은 오는 9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2025 금호아트홀 신년음악회: Arete' 무대에서 상주음악가로서 의미있는 첫 발을 내디딘다.
금호아트홀은 국내 공연장 최초로 지난 2013년부터 상주음악가 제도를 운영했다. 피아니스트 김다솔을 시작으로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조진주·양인모·이지윤·김동현, 피아니스트 선우예권·박종해·김수연·김준형, 첼리스트 문태국, 클라리네티스트 김한까지 총 12명의 음악가가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활동했다.
팀 내 리더를 맡고 있는 박성현은 "금호영체임버콘서트로 데뷔할 때부터 상주음악가에 대한 꿈이 있었고, 결국 이루게 됐다"며 "우리가 발전하는 것이 한국 클래식계에 어떤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또 "한국 클래식 음악 시장이 좁고, 현악 사중주에 대한 관심도 역시 피아노와 바이올린 솔리스트에 비해 주목도가 낮은 게 현실"이라며 "가능한 무대 기회를 많이 얻어 팀으로서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0년 금호영체임버콘서트로 데뷔한 아레테 콰르텟은 2021년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콩쿠르를 시작으로 2023년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 2024년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하며 국제 무대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고대 그리스어에서 따온 팀 명 '아레테(Arete)'는 '참된 목적이나 사람이나 사물에 갖춰져 있는 가장 탁월한 성질'이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전채안은 "저희가 진심으로 현악 사중주를 하기 위해 모였기 때문에 '탁월한 음악가가 돼 보자'라는 생각으로 이름으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아레테 콰르텟(Arete Quartet)'이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호문화재단 제공
데뷔 이후 5년간 국제 콩쿠르 대회 중심으로 활동한 배경에는 더 많은 연주 기회를 얻기 위한 절실함 때문이었다.
박성현은 "콩쿠르를 나갈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 중 하나가 부상에 연주 기회가 포함돼 있는지"라며 "현재 계획하고 있는 콩쿠르는 없지만 유럽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팀의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아레테 콰르텟은 '공명'을 주제로 한 네 번의 무대를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공명은 '사상, 감정, 행동에 대해 공감해 그와 같이 따르려 함'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중 첫 무대인 신년음악회에서는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의 '십자가 위 예수의 마지막 일곱 말씀'을 들려준다. 이 공연의 부제는 팀 이름과 동일한 '탁월함(Arete)'으로, 올 한해 아레테 콰르텟만의 탁월한 음악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십자가 위 예수의 마지막 일곱 말씀'은 전통적인 4악장 형식을 벗어나 9개 악장으로 구성됐다. 현악 사중주뿐만 아니라 관현악, 피아노 독주, 오라토리오까지 다양한 편성으로 출판되며 하이든의 명성을 확립한 작품이다.
다음 공연은 5월과 9월, 11월로 이어진다.
하이든을 시작으로 모차르트, 비트만, 브람스, 쇼스타코비치, 라벨, 버르토크, 베토벤, 슈베르트까지 아우른다. 올해 쇼스타코비치 서거 50주년, 라벨 탄생 150주년, 버르토크 서거 8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각 공연의 기획과 레퍼토리 구성에 공을 들였다.
박성현은 "현악 사중주 장르가 가진 매력과 여러 작곡가들이 현악 사중주를 대했던 태도, 또 곡마다 어떤 이야기를 담았고 왜 굳이 현악 사중주로 곡을 표현했는지 등 다양한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