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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LG전자 사장 "트럼프 2기 시나리오별 대응책 준비... 삼성과 구독 경쟁은 시장 확대 기회" [CES 2025]

조주완 LG전자 사장 "트럼프 2기 시나리오별 대응책 준비... 삼성과 구독 경쟁은 시장 확대 기회" [CES 2025]
LG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라스베이거스(미국)=임수빈 기자】 "38년 째 LG전자에 몸 담고 있지만, 올해는 그간 겪은 어느 해보다도 앞이 잘 안 보인다. 어렵다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한 해가 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사진)은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5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성은 이제는 '상수'가 됐고, 그게 정상(노멀)인 시대가 된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LG전자가 꼽은 불확실성 요인 중 하나는 트럼프 2.0기다. 보편 관세 부과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등 기업이 사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조 사장은 "여우에게 쫓길 때마다 열어보는 '복주머니' 같은 플레이북을 만들어 생산지 조정 등 트럼프 2.0기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해 놨다"며 "내·외부 전문가와 협력한 결과물"이라고 자신했다. 또 LG전자는 올해부터 최고경영자(CEO) 주관 점검 체계를 새롭게 구축한다.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CEO가 분과별 진척 상황을 직접 챙길 예정이다.

LG전자는 중국 기업들이 발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는 만큼, 기술력으로 차이를 두겠다는 목표다. 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사장)은 "최대한 고객 관점에서 보려고 한다"며 "LG전자에는 자체 개발하고 10년간의 노하우가 들어가 있는 시스템 온 칩(SoC)이 있고, 웹OS라는 플랫폼과 차법 방식의 차별화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가격 측면에서는 중국 기업들을 '캐치업(따라잡기)'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실적 개선을 위해 사업 잠재력도 극대화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구독 사업의 핵심인 방문 케어서비스의 전문성을 높이고 판매 채널을 다변화하며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한다. 지난해 구독 사업 매출액은 직전 년도 대비 75% 이상 성장, 2조원을 육박해 당초 계획했던 1조8000억원도 훌쩍 넘겼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도 가전 구독 사업 진출을 시작한 만큼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은 "경쟁사(삼성전자)가 구독 서비스 경쟁에 들어온 건 오히려 시장을 더 키울 수 있는 기회"라면서도 "우리의 강점은 4000~5000여 명에 달하는 케어 매니저들에 있다. 구독은 할부가 아니라 케어가 핵심"이라고 자신했다.

내부 성장동력 외에도 인수합병(M&A), 파트너십 등 외부 역량 확보 차원의 다양한 기회 또한 모색한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