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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발효시장 도전장 교촌, 치킨 넘어 발효 전문 기업 도전

1조원 발효시장 도전장 교촌, 치킨 넘어 발효 전문 기업 도전
경상북도 영양군에 위치한 발효공방1991 전경. 교촌에프앤비 제공

1조원 발효시장 도전장 교촌, 치킨 넘어 발효 전문 기업 도전
김명길 발효공방1991 양조사가 막걸리 제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파이낸셜뉴스] 교촌치킨을 대표 브랜드로 보유한 교촌에프앤비가 막걸리와 장류 등 약 1조원 규모의 국내 발효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교촌에프앤비는 국내 치킨 시장이 포화라고 보고 앞서 수제맥주(문베어 브루잉), 메밀단편(메밀 전문 외식 브랜드) 등을 론칭하며 종합 식품 외식 기업으로 사업 영역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022년 경북 영양에 농업회사법인 '발효공방1991'을 설립하며 막걸리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발효공방 1991 양조장에서는 대표 제품인 '은하수 막걸리' 2종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는 월 5000병, 1년 6만병 생산에 그치고 있다. 생산된 막걸리 90% 이상은 경북 지역에서 소비되고 교촌애프엔비가 보유한 '메밀단편'과 '교촌필방' 등 서울에서는 한정 판매 중이다. 하지만 내년 완공 예정인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이 들어서면 은하수 막걸리는 연간 50만병까지 생산이 늘어날 전망이다. 교촌은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을 생산 및 연구는 물론 지역 관광 상품으로 키워 지역 경제와 함께 성장한다는 복안이다.

교촌은 또 '구들'이라는 장류 브랜드를 통해 고추장, 된장, 쌈장 등의 제품을 준비 중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치킨 사업만으로는 불확실성이 크고,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이 한식 사업에 관심이 많아 소스, 발효 시장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다만, 장류 사업의 경우 이제 막 연구에 들어갔고, 발효 연구 및 제품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본격적인 생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막걸리와 장류(간장·고추장·된장) 내수 시장 규모는 연간 각각 50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현재 국내 막걸리 시장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내 막걸리 시장규모를 4000억~5000억원 사이로 보고 있다. 서울장수, 국순당, 지평주조 등 3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한 상황이다.

막걸리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막걸리 시장은 유통기한이 짧은 생막걸리 위주라 전국 유통을 위해서는 냉장 시스템을 잘 갖춰야 한다"며 "서울은 서울탁주, 부산은 부산생탁, 울산은 태화루, 인천 소성주 등 지역 강자가 있어 시장 진출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막걸리의 경우 2010년 겨울연가 등 1차 한류 당시 '막걸리 르네상스'라고 불리며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당시 장류를 생산하는 대기업들이 발효 기술을 기반으로 막걸리 시장 진출을 고려했으나 이후 막걸리가 중소기업적합 품목에 선정되며 이뤄지지는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막걸리와 장류는 중소기업적합업종 등으로 지정돼 대기업의 신규 진출이 막혀 있어 교촌이 두 시장 모두 진출하면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