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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미친년"..여전사처럼 거침없는 송혜교의 '검은 수녀들'

24일 개봉

"당신은 미친년"..여전사처럼 거침없는 송혜교의 '검은 수녀들'
배우 이진욱(왼쪽부터)과 전여빈, 송혜교, 문우진, 권혁재 감독이 2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검은 수녀들'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말 당신은 미친년이야.”
정신의학과 전공의 수녀 미카엘라(전여빈)가 오직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행동파 유니아(송혜교) 수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오컬트 무비 ‘검은 수녀들’에서 송혜교가 권위와 악에 도전하는 거침없는 수녀로 변신했다. 20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검은 수녀들’은 2015년 개봉한 장재현 감독 ‘검은 사제들’의 스핀 오프.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더 글로리’에서 복수의 화신을 연기했던 송혜교는 이번에는 여전사처럼 용감한 수녀로 변신했다. 그는 스승의 부름을 받고, 구마의식이 벌어지는 으슥한 장소로 성수가 든 벌크통을 들고 거침없이 걸어간다. 라틴어로 저주를 퍼붓는 악령을 향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며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 쿨하게 응수할 뿐 아니라 애연가로 거사를 앞두고 담배를 피우며 결의를 다지기도 한다.

행동뿐 아니라 입도 거칠다. 카톨릭에서 구마 예식은 주교의 허가를 받아서 사제만이 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유니아 수녀는 악령과 싸우기에 앞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카톨릭 내 위계질서에 맞서 구마 의식을 행하게 해달라고 허락을 구해야 할뿐만 아니라 구마 의식을 믿지 않은 바오로 신부(이진욱)과 맞서야 한다.

이 과정에서 송혜교는 "짜증난다"며 속마음을 대놓고 털어놓고 때로는 "당신들의 방관은 곧 살인"이라며 돌직구도 서슴없이 날린다.

송혜교는 앞서 “오직 ‘유니아’ 수녀만 생각하고 3개월 동안 그 인물로 살았다”고 전한 바 있다. 또 "비흡연자라 촬영 들어가기 6개월 전부터 담배를 연습했다”며 캐릭터 준비 과정을 떠올렸다.

"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유니아 수녀처럼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수녀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저는 수녀님으론 살순 없을 것 같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송혜교의 다양한 얼굴을 보는 재미..."클로즈업 샷 적극 활용"

'검은 수녀들'은 배우의 디테일한 연기를 포착하기 위해 클로즈업 샷을 적극 활용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최찬민 촬영감독은 캐릭터의 감정과 드라마를 효과적으로 포착하기 위해 와이드 스크린 대신 1.66: 1의 비교적 좌우가 좁은 비율을 선택해 인물에 집중한 화면을 연출했다.

구마 의식이 펼쳐지는 후반 시퀀스에서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구마자와 부마자 간 밀도 있는 긴장감을 단계별로 표현하기 위해 고정 캠으로 시작해 핸드헬드 촬영으로 변화를 줬다.

"당신은 미친년"..여전사처럼 거침없는 송혜교의 '검은 수녀들'
'검은 수녀들' 스틸. 영화사 집 제공

"당신은 미친년"..여전사처럼 거침없는 송혜교의 '검은 수녀들'
'검은 수녀들' 스틸. 영화사 집 제공

음악은 ‘검은 사제들’의 연결과 확장에 집중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6000여개 파이프로 구성된 파이프 오르간의 연주를 활용하면서 새롭게 성당에서 녹음한 여성 합창단의 소리를 접목했다.

무속신앙부터 타로 카드 등 새로운 설정도 더했다. 부마자인 소년을 지키는 과정에서 벽에 부딪힌 유니아 수녀는 그를 살리겠다는 진심과 목표 하나로 무속인 효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효원의 굿은 ‘넋건지기굿’(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넋을 물속에서 건져 저승으로 보내주는 굿)에 영감을 받아 완성했다.

미카엘라 수녀가 사용하는 타로 카드는 그들에게 닥쳐오는 운명과 해결책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전여빈은 거침없는 유니아 신부에게 이끌려 그를 돕는 상처와 비밀이 있는 미카엘라 수녀로 분했다. '검은 사제들'에서 악귀 씐 소녀 박소담 역할은 신인 문우진이 열연했다.
마지막 '검은 사제들'의 강동원이 특별 출연한다.

메가폰은 영화 ‘해결사’(2010) ‘카운트’(2023)의 권혁재 감독이 잡았다. 그는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가 부딪히는 순간의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있다”며 “관객들에게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4일 개봉.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