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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오픈랜, 글로벌 통신 패권의 핵심으로

[fn광장] 오픈랜, 글로벌 통신 패권의 핵심으로
손승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회장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했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통신 패권을 확보하기 위한 자국 기업 지원과 중국의 기술 성장을 견제하는 기조는 더욱 심화할 것이다. 특히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를 배제하려는 정책 강화 기조는 오픈랜(Open RAN) 기술 도입 가속화를 더욱 촉발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 동맹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글로벌 기술 표준화를 둘러싼 경쟁을 한층 더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상용화하며 글로벌 통신 강국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해왔다. 그러나 6G 시대를 앞두고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히 자국 우선주의 속에서 글로벌 표준의 중요성은 더욱 강화되고, 표준 패권 전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 오픈랜 기술이 있다.

오픈랜은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핵심인 기지국 장비를 소프트웨어와 개방형 표준에 기반해 구현, 기존 독점적 통신장비 생태계를 혁신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통신장비 제조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등이 강점을 가지는 플랫폼·클라우드·범용서버 연동으로 다양한 기업이 통신장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기술혁신을 가속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통신 네트워크 구축비용을 절감하고, 글로벌 ICT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오픈랜 기술은 단순히 비용절감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통신 네트워크의 개방성과 유연성을 극대화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 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통신 생태계의 변화 속에서 오픈랜 기술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오픈랜 기술이 최근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6G 시대, AI를 활용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도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6G는 AI와의 융합이 필수적인데, 오픈랜이 이러한 융합을 촉진하는 구조를 제공하게 된다. 오픈랜은 네트워크를 가상화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네트워크 기능을 개선할 수 있어 AI 기반의 네트워크 자동화와 최적화를 가능하게 한다. 특히 향후 6G로 발전할 네트워크 구축 과정에서 표준화된 오픈랜 인터페이스와 아키텍처는 가상화를 통한 다양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다. 최근 미국의 엔비디아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AI를 활용해 무선망(RAN)의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협력 이니셔티브인 AI-RAN 얼라이언스가 구성됐다. AI와 6G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상호 작용 방식을 혁신하는 데 있어 통신과 컴퓨팅의 결합이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오픈랜 글로벌 표준화를 둘러싼 경쟁은 6G 표준화가 본격화되는 올해부터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글로벌 표준 패권 전쟁 속에서 승기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3GPP, O-RAN 얼라이언스, AI-RAN 얼라이언스 등 다양한 글로벌 협의체에서 리더십과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그 첫 관문으로 올해 3월 우리나라에서 3GPP 기술총회 및 6G 기술 워크숍이 개최되고, AI-RAN 등 6G 국제표준의 후보기술 논의가 이뤄지는데 글로벌 시장 확보를 위한 표준화 선점을 위해 산·학·연·관이 힘을 모을 때이다.

오픈랜은 네트워크 기술의 진보를 넘어 AI 기반 통신 생태계의 혁신적 변화를 주도할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강국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고, 6G 시대 글로벌 통신 패권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략적 정책 수립과 강력한 지원이 필수적이며, 동시에 산업계의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협력적 참여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손승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