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은 수녀들'의 배우 전여빈 (서울=연합뉴스) 영화 '검은 수녀들' 미카엘라 수녀 역을 맡은 배우 전여빈. 매니지먼트mmm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 연말 '하얼빈'을 통해 독립군을 연기한 배우 전여빈이 새해에는 송혜교와 함께한 '검은 사제들'로 관객을 만난다.
전여빈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같더라"며 남다른 의미를 짚었다.
그는 "자기 자신을 넘어서 무언가를 지키고 싶었던 사람들의 연대를 그린 영화다. 또 더 나은 내일을 도모하기 위해 내 옆의 사람들과 함께 나아가는 영화"라며 "'검은 수녀들'은 그 과정에서 용기와 사랑을 보여준다. 그래서 관객들도 새해에 이 영화가 본인의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검은 사제들' 스핀 오프, '검은 수녀들'
'검은 수녀들'은 지난 2015년 개봉한 장재현 감독 '검은 사제들'의 스핀 오프다.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전여빈은 거침없이 금지된 의식인 구마를 하는 유니아 수녀(송혜교)에게 이끌려 그를 돕는 상처와 비밀이 있는 미카엘라 수녀를 연기했다.
어릴 적부터 귀신의 존재를 느낀 미카엘라 수녀는 부모의 손에 이끌려 굿판에 놓이고 기도원에도 들어갔다가 결국 수녀가 됐다. 정신과 의사 바오로 신부(이진욱)가 미카엘라의 영적 능력을 정신 질환으로 진단하면서 그는 악령의 존재를 부정하고, 자신마저 부정한다.
전여빈은 "'검은 수녀들'의 드라마에 마음이 흔들렸다"고 작품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는 "자기 확신이 분명하고 거침없이 행동하는 유니아 수녀와 달리 미카엘라는 자기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다. 자기 세계가 깨지고 확장되며, 비로소 자기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인물이다.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모두가 힘들게 모이게 되는데, 그 과정의 이야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검은 사제들'의 팬이기도 했다는 전여빈은 "'검은 사제들'이 오컬트 장르로서 색채가 확연하게 드러났다면, 이번 작품은 드라마가 강하다"며 "저처럼 오컬트 장르가 무서워서 잘 못보는 관객들이 입문용으로 보기에 좋다"며 관람도 당부했다.
"오늘 하루 내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
자신을 '나일론 신자'라고 표현한 전여빈은 이번 역할을 위해 촬영 6개월 전부터 기도를 일상화했다.
그는 "아침저녁으로 기도했다"며 "한 6개월간 성당에도 나갔고 지금도 가끔 미사드리러 나간다"고 말했다.
무엇을 빌었냐고 묻자 사려깊은 답변이 돌아왔다.
"미카엘라로서 잘 표현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어요. 또 '검은 수녀들'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평안을 빌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그들의 오늘이 안녕했으면 좋겠다고 소소하지만 중요한 것들을 기도했습니다."
영화 '검은 수녀들' 보도스틸. 영화사 집 제공
영화 '검은 수녀들' 보도스틸. 영화사 집 제공
새해인데 올해 세운 목표가 있을까.
그는 "오늘 하루 내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크게 꿈꾸는 것은 있는데, 세세한 목표를 촘촘히 세우는 편은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20~30년 뒤에도 배우를 한다는 목표로 욕심 부리지 말고 한걸음씩 착실히 걸었으면 좋겠다"며 "첫술에 배부르고 싶은 마음 내려놓고, 우직하게 걷고 싶다는 큰 소망은 있다"고 덧붙였다.
"'검은 수녀들' VIP 시사회에 선배를 초청했더니 이런 시국에 작품을 연달아 한다니 부럽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소중한 기회를 내가 누리고 있다고 생각해 감사했죠. 저는 늘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기의 앞날을 다 계획할 수 없는 게 사람이라서, 지금 이순간이 가장 중요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가장 중요한 작품은 '검은 수녀들'이에요."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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