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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보다 낫네"...찐부자들이 경기·인천 아파트 쓸어담은 이유 [경매뚝딱]

경매시장에도 '자산 증식형'과 '현금 흐름형'
'아는 동네', 브랜드 아파트에 집중하거나
경기권 집 매각해 임대 수익
최저매각가 서울은 20%, 경기인천은 30%씩 ↓

"서울 보다 낫네"...찐부자들이 경기·인천 아파트 쓸어담은 이유 [경매뚝딱]
2024년 수도권 지방법원 아파트 경매의 월평균 매각건수 및 매각가율. 마이옥션 제공
[파이낸셜뉴스] #1. 서울에 살고 있는 A씨는 잘 아는 인근 동네에서 나온 경매 물건만 집중적으로 살핀다. 누구나 알만한 브랜드가 지은 아파트를 낙찰받아 매각 차익을 얻는 것이 투자비법이다.
#2. 서울에 살며 부업으로 5년째 경매 재테크를 하고 있는 B씨는 초기자본이 덜 드는 경기도 물건만 노린다. 유찰시 최저매각가가 20%씩 떨어지는 서울과 달리 경기도는 30%씩 떨어진다는 점에서 매리트를 느꼈다. 두 집 이상을 낙찰 받아 임대 수익 내기를 목표로 한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경매 시장에서도 서울 지역의 '똘똘한 한채'를 노리는 수요와 경기권에 분산투자를 하려는 수요가 나뉘고 있다. A씨와 B씨 모두 서울에 거주 중이지만 투자 양상은 다소 상이하다.

A씨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경매로 집을 산 후 곧바로 공인중개소에 집을 내놔 매도하는 '자산 증식형'이다. 반면 B씨는 임대차 계약을 맺어 매달 월세를 꼬박꼬박 받고자 하는 '현금 흐름형'이다.

마이옥션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수도권 아파트의 월평균 경매 매각(낙찰)건수는 △서울 114.75건 △경기·인천 345.33건으로 집계됐다. 권역이 넒은 경기·인천이 서울을 양적으로 압도하고 있는 셈이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경기 수원 158건 △경기 의정부 95.33건 △인천 92건 등이다.

반면 지난해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서울이 92%, 경기·인천이 85%로 나타났다. 통상 인기가 많은 물건일수록 입찰 경쟁이 높아 매각가율이 높아지는데, 부동산 시장의 '똘똘한 한채' 열풍으로 경매 시장에서도 서울에 대한 관심이 유독 뜨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은 집값이 쉽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낙찰시 시세차익의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서울은 최초 감정가 자체가 높아 초기비용이 적으면 쉽게 도전하기가 망설여진다는 점에서 비서울 경매에 집중하는 사례도 많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또 수원·의정부·인천지방법원은 유찰시 감가비율이 30%로, 감가비율이 20%인 서울보다 가격 하락폭이 크기 때문에 낮은 매각가율로 낙찰을 성공할 수 있다.

이재성 마이옥션 이사는 "부동산을 투자할 때 서울로 수요가 집중되는 건 당연한 현상이며, 서울 집값이 너무 올라 투자가 어려울 때 경기권으로 수요가 밀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A씨와 B씨의 투자 스타일은 언제든 서로 맞바뀔 수 있다. 부동산 투자 관계자는 "자산과 현금 흐름 상황에 따라 두 가지 방식을 적절히 오가며 자신에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