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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딩 충전재 논란' 무신사, 입점 상품 8000개 전수조사...패션기업 대표 고소

'패딩 충전재 논란' 무신사, 입점 상품 8000개 전수조사...패션기업 대표 고소
지난 9일 서울 명동거리의 의류매장에서 시민들이 겨울의류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일부 입점업체의 패딩 충전재 혼용률 논란이 일었던 무신사가 입점업체 상품 약 8000개에 대한 혼용률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무신사는 패딩 혼용률을 속여 판 패션기업 대표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무신사에 따르면 혼용률 조사 대상은 무신사에 입점한 8000여개 브랜드 중 겨울철 인기 소재인 덕다운과 캐시미어를 취급하는 상품 7968개다. 이 가운데 지난 21일까지 시험 성적서를 제출한 곳은 전체의 57.4%인 4573곳이다.

무신사는 이달 말까지 나머지 조사 대상 의류의 시험 성적서 또는 최근에 시험을 의뢰한 신청서를 제출받는다. 제출하지 않은 업체는 다음 달 3일부터 무신사에서 전체 상품 판매가 중지된다.

무신사는 시험 성적서를 제출한 제품 중 1057종은 임의로 선정해 혼용률 조사를 직접 의뢰한 상태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의 투자 여부에 관계 없이 입점 브랜드라면 모두 안전 거래 정책에 의해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무신사는 지난 20일 문제가 된 라퍼지스토어와 오로를 운영하는 패션기업 슬로우스탠다드 대표 손모씨를 사기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의정부경찰서에 고소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라퍼지스토어는 당사가 요청한 시험 성적용 샘플 상품을 실제 고객 판매 상품과 다른 것으로 제공하는 등 업무에 혼선을 주고, 무신사의 평판을 훼손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끼쳐 법적 대응 중"이라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앞서, 라퍼지스토어는 2023년부터 무신사 스토어에서 '덕다운 아르틱 후드패딩'을 팔면서 충전재로 오리솜털을 80% 사용했다고 기재했으나 실제 사용률이 5% 미만으로 조사돼 논란을 빚었다. 해당 제품은 무신사에서만 수 억원어치가 팔렸다. 무신사는 슬로우스탠다드에서 운영하는 여성 패션 브랜드 오로 또한 패딩 혼용률 오기재, 가품 부자재 사용, 디자인 도용 등 부정행위를 적발했다.

지난달 무신사는 충전재 혼용률을 허위로 기재한 인템포무드의 판매를 중단하고, 오는 4월 1일자로 라퍼지스토어 퇴점 조치를 결정했다. 또 이달 들어 오로의 퇴점을 결정했고, 굿라이프웍스·디미트리블랙·후아유·라미네즈의 판매를 중단했다. 판매 중단 제재를 받은 5개사는 최소 5일∼최대 35일간 전체 상품을 무신사를 통해 팔 수 없다. 무신사는 페플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했다. 이랜드도 산하 브랜드 '후아유'의 구스다운 점퍼의 거위털 함량이 기준치에 미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제품 전량의 회수 조치를 진행 중이다.

무신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브랜드 관리 업무 전반에 대한 재점검에 나선다.
신규 브랜드는 입점 기준을 높이고 심사 절차를 더욱 강화해 브랜드 검증에 집중할 계획이다. 기존에 입점된 브랜드에 대해서도 상품 등록 절차를 강화해 품질에 대한 증빙 서류 제출을 의무화한다.

무신사 관계자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급속한 양적 팽창을 거듭해 왔지만, 이 과정에서 질적 성장에 필요한 사항들을 꼼꼼히 챙기지 못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통신판매중개업자의 의무와 책임에 한계를 두지 않고 고객과 브랜드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차별화된 패션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