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왼쪽)와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9월 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개최한 공동기자간담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숏폼 플랫폼 '틱톡'을 서비스하는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미국 사업권을 매각할 가능성이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 AI 기업 '퍼플렉시티'가 최근 틱톡 측에 미국 합병 법인을 제안한 가운데, 퍼플렉시티의 투자사 중 한 곳인 SK텔레콤도 간접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퍼플렉시티는 숏폼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에 미국 법인과 새로운 합병 법인을 만들기 위한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였던 지난해 4월 미 연방 의회는 이른바 '틱톡 금지법'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바이트 댄스가 미국에서 서비스를 지속하려면 270일 안에 미국 사업권을 매각토록 하는 내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틱톡 금지법 시행을 75일간 유예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틱톡 서비스가 한시적으로 재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예 기간 동안 바이트댄스가 미국 내 파트너를 찾을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현재 틱톡의 미국 사업권은 퍼플렉시티 이외에도 X를 운영하는 일론 머스크도 인수를 검토하는 등 물밑 경쟁이 벌어진 바 있다.
퍼플렉시티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부터 밀접한 관계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11월 스리니바스 CEO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퍼플렉시티 엔터프라이즈 프로'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퍼플렉시티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100만달러를 기부하며 아마존, 구글, 오픈AI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트럼프 정부가 AI 투자 확대 및 규제 완화에 시동을 걸고 있는 만큼 향후 퍼플렉시티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퍼플렉시티는 구글 대항마로 떠오른 AI 검색 서비스 분야의 강자로 꼽힌다. 기업가치는 지난해 초 5억달러(약 7160억원)에서 1년 만에 90억달러(약 12조9000억원)로 뛰었다.
피플렉시티가 틱톡 미국 법인 합병에 성공하는 경우 AI 기반 검색엔진 서비스 뿐 아니라 숏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 영역을 구축할 가능성이 커진다. 국내 통신업체인 SK텔레콤의 경우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 퍼플렉시티에 1000만달러(약 143억원)를 투자하며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같은 해 9월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한국을 찾아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공동 간담회를 열며 파트너십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SK텔레콤은 자사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 내 퍼플렉시티 검색 기능을 탑재하고, 고객들에게 '퍼플렉시티 프로' 1년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전방위 협력을 하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올해 1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5'에 SK그룹 전시관에 부스를 차리기도 했다.
SK텔레콤은 현재 개발 중인 글로벌향 AI 에이전트 '에스터'에 퍼플렉시티 도입도 검토 중이다.
SK텔레콤은 오는 3월 북미에 에스터 베타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미국 정식 출시 후 2026년에 다른 국가들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퍼플렉시티가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 시장의 주요 통신사인 싱텔과 마케팅 협력에 나서는 등 아시아 지역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어 파트너들도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