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후회...명절 당일도 조용"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역대급 연휴에도
내수 진작 효과 현장에선 못 느껴
"공휴일 늘려봤자 해외여행만 부추겨" 불만
지난 29일 손님이 없는 한 카페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해 지난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지만 자영업자·소상공인 업계에선 "효과가 미미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소상공인들은 타격이 큰 데다, 연휴가 길어지니 해외로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 지난해 설보다 손님이 줄었다는 불만이다. 게다가 설 연휴 동안 일부 지역에서 대설 특보까지 내리면서 배달 매출도 줄었다는 성토도 나왔다.
1일 소상공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따르면 설 명절 연휴 기간 동안 "가게가 조용하다"는 하소연이 다수 올라왔다.
한 소상공인은 "출근한 걸 후회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 매출이면 그냥 쉴 걸 그랬다"고 토로했다. 다른 소상공인들도 "명절 같지 않은 명절이다", "명절 전날은 조용해도 당일은 이러지 않았는데 당황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임시공휴일을 지정해서 직장가 인근 상권은 더 힘들어지고, 해외여행을 부추겨 내수 진작 효과는 반감된 거 아니냐는 불만도 나왔다. 비수도권에서 장사를 하는 소상공인은 "작년은 설이 4일이어서 동네에 사람이 많았는데 올해는 임시공휴일이 있어서 장사가 안 됐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의 우려처럼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해 실제 내수가 위축됐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임시공휴일을 하루 늘리면 생산 유발액이 4조2000억원에 이르며 소비 지출이 2조1000억원 증가한다는 연구(현대경제연구원)도 있지만,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한 내수 활성화 여부는 차후 분석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 업계에 미친 영향은 불분명하지만 "공휴일 늘려봤자 해외에서만 돈 쓰고 온다"는 상인들의 우려는 일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인천공항 이용객은 출발 승객 104만6647명, 도착 승객 109만4454명 등 총 214만1101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평균으로는 약 21만4110명 가량으로, 지난해 설 연휴 기간 이용객(18만9815명) 대비 12.8%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더해 연휴 기간 동안 폭설이 쏟아지면서 배달도 끊겨 타격이 더 컸다는 소상공인들도 있었다. 한 소상공인은 "홀도 배달도 죽 쒔다"며 "집에서 쉴 걸 후회된다"고 말했다. 다른 소상공인들도 "눈 와서 하루 일을 못해서 분하다", "배달 대행사가 쉬어서 강제 휴무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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