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K뮤지컬컴퍼니 '웃는 남자' 네번째 시즌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 바탕으로 제작
'그윈플렌' 역에 박은태·이석훈·규현·도영
3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서 공연
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 모습.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파이낸셜뉴스] '꿈일까/제발 날 떠나지 마 내 사랑/아직 못다 한 말이 많은데 이렇게 보낼 순 없어/어딘가 날 위해 부르던 너의 노래/다시 들려오는 그 천국이 있을까/나 이제 너에게로 갈게'(뮤지컬 '웃는 남자' 넘버 중)
탄탄한 서사와 멜로디, 서정성 짙은 넘버들로 수많은 관객들을 눈물짓게 한 EMK뮤지컬컴퍼니의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가 지난 2018년 초연 이후 2020년, 2022년에 이어 네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창작 뮤지컬 최초로 대한민국 뮤지컬 시상식을 휩쓸며 전례 없는 흥행 열풍을 이어간 뮤지컬 '웃는 남자'는 시즌마다 업그레이드된 무대로 이전 공연에 대한 평가를 뛰어넘는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 뮤지컬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스스로 "이 이상의 위대한 작품을 쓰지 못했다"고 꼽은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입이 찢어진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함을 간직한 인물 '그윈플렌'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의 삶을 통해 사회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한 작품이다.
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 모습.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계 '미다스 손'이라 불리는 엄홍현 총괄 프로듀서의 지휘 아래 뮤지컬 '레베카', '엘리자벳', '팬텀' 등 수많은 작품을 흥행으로 이끈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또 한국에서 크게 사랑받는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그의 오랜 파트너인 작사가 잭 머피, 그래미 어워드에서 뮤지컬 앨범상을 수상한 제이슨 하울랜드, 압도적인 실력으로 신뢰를 얻고 있는 김문정 음악감독이 참여해 작품에 힘을 실었다.
이번 시즌에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압도적인 스케일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조명과 영상의 환상적인 조화는 물론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해 180분간 펼쳐지는 극의 서사를 따라 시각적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귀족 사회의 위압감과 웅장함을 하층에서 상층을 올려다보는 구조를 통해 시각적으로 구현한 상원 의회 장면, 아름다운 곡선으로 은밀하고 강렬한 욕망을 반영한 조시아나의 침실 장면, 왕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화려함을 한껏 담아낸 가든파티 장면 등은 압도적인 무대 미술로 보는 이들에게 강렬함을 전한다.
특히,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과 흩어지는 파도와 같이 섬세하게 움직이는 천 위로 날아오르는 2막 피날레 장면은 마치 동화 속 장면에 참여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 모습.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 모습.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프랭크 와일드혼은 '캔 잇 비?(Can It Be)', '나무 위의 천사(Angels In The Trees)' 등 서정적이고 드라마틱한 음악으로 작품의 감정선을 완벽하게 이끌어냈다.
2막에서 그윈플렌이 상원위원 귀족들에게 눈을 뜨고 가난한 사람들을 보라고 외치는 '그 눈을 떠(Open Your Eyes)'와 그 직후에 이어지는 '웃는 남자(The Man Who Laughs)' 넘버는 그윈플렌의 격정적인 내면과 함께 작품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웃는 얼굴을 가진 채 유랑극단에서 광대 노릇을 하는 젊은 청년 '그윈플렌' 역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엘리자벳', '베토벤', '킹키부츠' 등 여러 대작들의 주연으로 활약해온 박은태가 2022년에 이어 두번째로 출연한다.
아울러 따뜻한 음색과 남다른 음악 해석력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탄생시킨 이석훈, 감미로운 목소리와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준 규현, 지난 2021년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로 뮤지컬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NCT 도영이 그윈플렌을 번갈아 연기한다.
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 모습.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또 그윈플렌과 데아를 진심 어린 애정으로 거둬 키우는 '우르수스' 역에는 서범석과 민영기, 앞을 보진 못하지만 영혼으로 그윈플렌을 바라보며 그를 보듬어주는 '데아' 역에는 이수빈과 장혜린, 여왕의 이복동생이자 부유한 귀족인 '조시아나' 역에는 김소향과 리사가 출연한다.
이외에도 박시원, 강태을, 문성혁, 김영주, 김지선 등 베테랑 배우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오는 3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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