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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 공급량 두 배로 확대..."딥시크 충격, 이점·위기 상존"

고성능 HBM 개발에 속도 높여
"HBM3E 16단 고객사에 샘플 전달"
"올해 목표대로 HBM4 양산 추진"
"시장 수요 빠르게 고성능 제품으로 이동"
"1분기엔 수요 공백 발생...딥시크 영향 분석 중"

삼성전자, HBM 공급량 두 배로 확대..."딥시크 충격, 이점·위기 상존"
삼성전자가 4·4분기 실적을 발표한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입구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고성능 고대역폭메모리(HBM)개발에 속도를 높이는 한편, 올해 HBM 공급량을 전년대비 두 배로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31일 지난해 4·4분기 및 연간 실적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HBM3E 16단의 경우 고객 상용화 수요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기술 검증 차원에서 샘플을 제작해 이미 주요 고객사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 계획대로, 올해 하반기 (6세대)HBM 4를 양산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BM 시장 수요가 고성능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한 발 앞서 제품 개발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2·4분기부터 고객 수요가 5세대 HBM3E 8단에서 12단으로, 예상보다 조기에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미 지난해 4·4분기 삼성전자의 HBM3E 매출은 HBM3 매출을 넘어선 상태다.

삼성전자는 "HBM3E 개선 제품을 계획대로 준비 중"이라며 "일부 고객사에는 개선제품을 1·4분기 말부터 양산 공급할 예정이나, 개선 제품에 대한 가시적 공급 증가는 2·4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4분기에는 고객 수요 이동에 따른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 영향이 맞물리면서 HBM제품의 일시적 수요 공백, 판매 제약이 발생할 것으로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 HBM 공급량 두 배로 확대..."딥시크 충격, 이점·위기 상존"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이날 거래를 마감한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을 반영하며 전장보다 19.43포인트(0.77%) 내린 2,517.37로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최근 화제가 된 일명 '딥시크 충격'에 대해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여러 GPU 고객사에 제품(HBM)을 공급하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며 "제한된 정보로 파악하기는 이르나 장기적 이점과 단기적 위기요인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저사양 그래픽처리장치(GPU, H800)로 고성능 AI 기술을 구현, 연초부터 미국 빅테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로 인해, 고사양 GPU를 지향하는 엔비디아에 충격을 줬을 뿐 아니라, 엔비디아에 5세대 HBM3E를 납품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향후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에 4세대 HBM3를 납품하고 있으며 5세대 HBM3E에 대한 공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사업 방향성에 따라, 고성능 제품 수요에 영향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HBM 공급량 두 배로 확대..."딥시크 충격, 이점·위기 상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삼성전자는 이날 4·4분기 실적 발표에서 HBM 매출이 당초 전망을 소폭 하회한 전분기 대비 1.9배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4분기부터 HBM3E 8단과 12단을 양산 판매 중이고, 4·4분기에는 다수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사와 데이터센터 공급향으로 HBM3E 공급을 확대해 HBM3E 매출이 HBM3 매출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HBM3E 개선 제품은 계획대로 준비 중이고 일부 고객사에 개선 제품을 1·4분기 말부터 공급할 예정이고 2·4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순철 삼성전자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영진과 임직원 모두 현재 회사의 경영환경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주요 사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재 이슈는 점차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CFO는 삼성전자 미래전략실(미전실) 출신으로,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삼성전자의 신임 CFO로 임명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300조8709억원(전년비 16.2% 증가), 영업이익 32조7260억원(398.3% 증가)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이 300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2년(302조2314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연간 매출은 111조1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조를 넘겼으나,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23조4673억원)보다 8조원 이상 적은 15조1000억원에 그쳤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