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베르테르 25주년 공연 사진. 베르베르 역의 김민석. CJ ENM 제공
뮤지컬 베르테르 25주년 공연 사진. 베르테르와 롯데 역 김민석과 류인아. CJ ENM 제공
뮤지컬 베르테르 25주년 공연 사진. 베르테르와 롯데 역 김민석과 류인아. CJ ENM 제공
뮤지컬 베르테르 25주년 공연 사진. CJ ENM 제공
뮤지컬 베르테르 25주년 공연 사진. 롯데 역 전미도. CJ ENM 제공
[파이낸셜뉴스] 구관이 명관이다. 특히 올해는 경기 불황이 예상돼 공연계가 검증된 작품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국내 대표적인 뮤지컬 제작사 CJ ENM과 EMK뮤지컬컴퍼니가 신년에 내놓은 작품도 자사 스테디셀러다.
올해 25주년을 맞은 CJ ENM의 ‘베르테르’는 팬층이 탄탄한 작품이다. 지난 2003~2004년 4연 당시 재정적 문제를 겪을 때 ‘베르테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모금해 공연을 살린 바 있다.
지난 2018년 초연된 175억원대 창작뮤지컬 ‘웃는 남자’는 초연 개막 후 한달 만에 최단기간 누적관객 10만명을 돌파한 EMK의 히트작이다.
■베르테르, 시대 초월 고전과 사랑의 힘
각자도생의 시대에 순수한 사랑이 웬 말이냐 싶겠지만, 누구나 한번쯤 뜨거운 사랑을 꿈꾼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베르테르는 청춘의 열병,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상징과 같다. 괴테 역시 젊은 시절 약혼자가 있는 여자를 사랑한 적이 있으며 그의 오랜 친구는 상관의 부인을 연모하다 고뇌 끝에 자살했다.
창작뮤지컬 ‘베르테르’는 지금은 연극계 스타 연출가가 된 고선웅이 약 25년전 밀레니엄을 앞두고 쓴 작품이다. 그는 작품 도록 인사말에서 “불덩이처럼 뜨거운 짝사랑에 힘겨워하던 청년의 편지에 후끈 달아올랐다”며 “그때가 32세였다”고 돌이켰다.
2003~2004년 시즌 연출자로 합류했던 조광화 연출은 이번 시즌 러브콜을 받고 걱정이 앞섰다. 어느새 60세가 된 그는 "청년의 감성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연습 첫 주 배우들과 함께 하자 무언가가 날 흔들었다. 내 안의 베르테르가 다시 깨어났다"고 회상했다.
이 작품은 누구에게나 깊은 내면에 베르테르의 불씨가 살아있음을 일깨워준다. 베르테르의 순수하고 열정적이며 안타까운 사랑의 감정을 담은 넘버 ‘발길을 뗄 수 없으면’은 마음을 파고든다. 눈물을 훔치는 관객도 볼 수 있다.
화려한 춤과 노래보다 배우들의 연기를 중심으로 한 극적인 요소가 강조된 서정적인 뮤지컬로 대중가요처럼 친근한 멜로디가 강점이다.
‘베르테르’는 요즘 유행하는 성격 유형(MBTI) 중 감정형(F)이 더 재밌게 볼 수 있다. 각자 상황에 따라 감정이입 대상도 달라질 수 있다.
배우 전미도는 “때로 우리는 베르테르가 되기도, 롯데가 되기도, 또 롯데의 약혼자 알베르토가 되기도 한다”며 “오늘 당신은 누구에게 더 가까운가”라고 반문했다.
베르테르 역에 새로 합류한 가수 출신 김민석은 지난해 뮤지컬 ‘하데스타운’으로 성공적인 배우 데뷔전을 치렀다. 아직 설익은 풋풋한 연기가 베르테르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 3월 16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냉혹한 신분사회를 웃음으로 뚫다...'웃는 남자
'꿈일까/제발 날 떠나지 마 내 사랑/아직 못다 한 말이 많은데 이렇게 보낼 순 없어/어딘가 날 위해 부르던 너의 노래/다시 들려오는 그 천국이 있을까/나 이제 너에게로 갈게'(뮤지컬 '웃는 남자' 넘버 중)
4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웃는 남자'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스스로 "이 이상의 위대한 작품을 쓰지 못했다"고 꼽은 동명의 원작 소설이 원작이다.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입이 찢어진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함을 간직한 인물 '그윈플렌'의 이야기를 다룬다. 뮤지컬 '레베카', '엘리자벳', '팬텀' 등 수많은 작품을 흥행으로 이끈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또 한국에서 크게 사랑받는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대세' 김문정 음악감독이 참여해 작품에 힘을 실었다.
이번 시즌에는 그 어느 때보다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조명과 영상의 환상적인 조화는 물론,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해 180분간 펼쳐지는 극의 서사를 따라 시각적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귀족 사회의 위압감과 웅장함을 하층에서 상층을 올려다보는 구조로 구현한 상원 의회 장면, 아름다운 곡선으로 은밀하고 강렬한 욕망을 반영한 조시아나의 침실 장면 등은 무대 미술이 빛나는 대표 장면이다.
특히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과 흩어지는 파도와 같이 섬세하게 움직이는 천위로 두 주역이 날아오르는 2막 피날레 장면은 마치 동화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프랭크 와일드혼은 '캔 잇 비?(Can It Be)', '나무 위의 천사(Angels In The Trees)' 등 서정적이고 드라마틱한 음악으로 작품의 감정선을 이끈다. 2막에서 그윈플렌이 상원위원 귀족들에게 눈을 뜨고 가난한 사람들을 보라고 외치는 '그 눈을 떠(Open Your Eyes)'와 그 직후에 이어지는 '웃는 남자(The Man Who Laughs)' 넘버는 그윈플렌의 격정적인 내면과 함께 작품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3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장인서 기자
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 모습.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웃는 남자'에서 그윈플렌 역을 맡은 박은태.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 모습.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 모습.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jashin@fnnews.com 신진아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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