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화재'에 재검토 필요성
일부 전문가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원인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보조배터리와 전자기기가 발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기내 반입 물품의 안전성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조배터리와 더불어 배터리가 분리되지 않는 충전식 헤어고데기와 전자담배 등 열을 발생시키는 기기의 반입 규정을 재검토하고, 안전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고위)는 오는 3일 에어부산 BX391편 화재 사고와 관련해 현장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에어부산은 지난달 29일 사고 발생 후 보도자료를 통해, 항공기 출발 전 기내 후미 선반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보조배터리가 발화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충전식 고데기나 전자담배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체형 충전식 고데기나 전자담배는 최고 200도까지 온도가 올라갈 수 있어 화재 위험이 크다"며 "짐칸에 보관된 물건에 눌려 스위치가 켜지거나, 승객이 전원을 켜둔 상태로 휴대할 경우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과 대만 가오슝 등 일부 국가는 기내 화재 위험성을 이유로 일체형 충전식 고데기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는 반면, 국내 항공사들은 여전히 이를 허용하고 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기내 안전 기준의 허점을 보완하고, 보다 명확한 관리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리튬 배터리는 압력과 충격에 취약해 부풀거나 폭발할 가능성이 크지만, 항공기 탑승 후에는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배터리가 포함된 휴대용 전자기기를 머리 위 선반(오버헤드빈)에 보관할 경우, 이상 징후가 발생해도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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