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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씨부인전,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꺼내보고 싶은 작품될 것"

16부작 드라마 마친 배우 임지연
"사극 부담 컸지만 초심으로 도전
그동안 강렬한 캐릭터 주로 연기
잔잔하고 평범한 인물 맡고 싶어"

"옥씨부인전,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꺼내보고 싶은 작품될 것"
배우 임지연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박연진, 옥태영 등 배역으로 불리는 게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새로운 작품에서 인생 캐릭터들을 계속 만나고 싶습니다."

배우 임지연(34)은 최근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끈 JTBC 16부작 드라마 '옥씨부인전'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연기에 대한 열정을 가득 담아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본이 너무 좋았던 작품"이라며 "내가 제일 자신 없고, 못할 것 같고, 안 어울릴 것 같은 사극 장르라 부담이 컸지만 마음껏 다 보여주자는 욕심으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한예종 연기과 출신으로 올해 데뷔 15차를 맞은 그는 장편·상업영화 데뷔작이었던 '인간중독'(2014) 출연 이후 본격적으로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는 학교폭력 가해자인 '박연진'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고 이후 2년도 채 안돼 시청자들의 머릿속에서 연진이를 밀어내고 '옥씨부인전' 타이틀롤인 '구덕이(옥태영)'의 모습을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아직 종영이 실감 나지 않는다는 임지연은 "2024년 내 전부였던 구덕이와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많이 아쉽고, 애틋하다"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의 삶이 워낙 파란만장하다 보니 더 애정이 갔고, 너무 많이 사랑했다"며 "개인적으로는 구덕이의 현명하고 지혜로운 모습, 또 약자를 위해 희생하고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는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모습들을 닮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옥씨부인전'은 노비로 태어난 '구덕이(임지연)'가 신분을 속인 채 외지부(조선시대 변호사) '옥태영'으로 살게 되면서 겪는 각종 수난과 모험, 사랑을 그린 사극이다. 상황 전개에 따라 달라지는 주인공의 내외적인 변화와 시대상에서 빚어진 무수한 갈등이 빠르고 흥미롭게 전개됐다. 최종회 시청률 최고 기록은 13.6%로, 극중 옥태영과 상대역 '천승휘(추영우)'가 마침내 부부의 삶을 누리게 되는 과정을 그리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임지연은 앞서 영화 '간신(2015)'과 드라마 '대박(2016)'을 통해 사극을 경험했다. 그럼에도 그는 "촬영 전에는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두려움이 컸다"며 "사극은 제작 과정도 고되지만, 기본기가 갖춰지지 않으면 연기 실력이 다 탄로 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작품에 뛰어들었던 초심을 회복하자고 마음먹으니 그제야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촬영 중 감동적이었던 에피소드로는 구덕이가 아버지 '개죽이(이상희)'와 함께 고생한 순간들을 꼽았다. 임지연은 "아무래도 구덕이로 살아간 1부 초반의 장면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뭔가 절망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작품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향후 만나고 싶은 캐릭터에 대해서는 "그간 강렬한 임팩트가 있는 인물을 주로 맡아왔는데 앞으로는 잔잔한 힘으로 조연들을 이끌어가는 평범한 인물도 연기해 보고 싶다"고 답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