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 직격탄
外人 매도에 코스닥도 3.36% ↓
위험자산 회피 가상자산도 급락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탄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52%, 코스닥 지수는 3.36% 하락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금융시장이 '딥시크'와 트럼프발 관세전쟁 후폭풍에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지수는 하루 만에 60p 이상 급락해 2400대로 밀려나고, 원·달러 환율은 1460원대로 치솟는 등 요동을 쳤다. 가상자산시장도 투자자의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되면서 이더리움이 10% 이상 떨어지는 등 유탄을 맞았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52% 하락한 2453.95에 장을 마감했다. 2500선이 무너진 건 지난달 15일 2496.81 이후 9영업일 만이다. 딥시크 파장이 반도체주를 강타한 데 이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리스크 가시화로 외국인이 9000억원 이상 매물을 쏟아내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각각 8707억원, 3734억원가량 순매도했다. 개인이 1조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특히 외국인은 직전 거래일에 1조1756억원을 순매도, 단 2거래일에 2조원 이상 팔아치웠다. 코스닥시장 역시 외국인·기관의 매도 공세에 전 거래일 대비 3.36% 급락한 703.80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화가치도 떨어졌다. 미국발 글로벌 무역분쟁 기류가 짙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72원까지 올라섰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연초 종가(2398.94)인 23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설 연휴에 발생한 딥시크 충격이 가시기 전에 트럼프 고관세 부과 현실화로 투자심리가 경색되고 있다"며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등 수출주가 급락하는 등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한국 기업도 고관세 리스크 노출 우려가 심화되고 있어 코스피 연간 하단으로 2300선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KRX 반도체지수 종가는 3189.47로, 전 거래일 대비 4.97% 급락했다. KRX 반도체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삼성전자(-2.67%), SK하이닉스(-4.17%), 한미반도체(-6.36%) 등이 모두 급락한 영향이 컸다. 딥시크 충격파에 직면한 SK하이닉스는 2거래일간 13% 넘게 급락했다.
가상자산 가격은 급전직하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24시간 기준으로 각각 6.36%, 18.78% 급락하면서 9만3000달러, 250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정부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정부의 관세부과와 관련,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수출기업 오찬간담회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캐나다·중국에 대한 고율관세 조치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미국과 다양한 채널로 소통해 우리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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