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대상 워크숍 참여 이어
주요 기업 총수들 잇달아 회동
"韓, AI 관련 강력한 산업 보유"
국내 기업들과 협업 확대 시사
정신아 카카오 대표(왼쪽)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전략적 제휴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대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기업들도 로봇공학에 관심 있는지 알고 싶다. 내가 한국에 온 이유 중 하나다. 한국시장 서비스 확대를 고려하느냐고? 물론이다."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방문해 주요 기업 총수와 대표들을 줄줄이 만나는 광폭 행보에 나서며 한국 시장 확대 의지를 피력했다. 오픈AI가 한국과 함께 중국 인공지능(AI)에 대항하는 동맹 생태계를 이루는 한편 로봇·의료 사업 등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며 국내 기업들을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 시장 확대하나"라는 질문에 "물론!"
올트먼 CEO는 4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비공개 개발자 콘퍼런스 '빌더랩'에서 한국 시장 확대 방침을 묻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은 반도체, 에너지 등 AI와 관련된 강력한 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국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올트먼 CEO는 이날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를 시작으로 한국 산업계와 협력을 공식화했다. 이와 함께 대규모 AI 인프라를 확충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카카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올트먼 CEO는 '오픈AI가 카카오와 함께 AI컴퓨팅센터에 투자 및 협력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적극적으로 검토하며 최적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오늘 발표할 내용은 없지만, 내부적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트먼 CEO는 한국 기업과의 스타게이트 협력에 대해선 "많은 한국 기업들이 (스타게이트)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협력의 핵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오픈AI가 오라클, 소프트뱅크와 합작법인 '스타게이트'를 세우고 미국 텍사스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등 4년간 5000억달러(약 730조원)를 AI인프라에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로봇·의료' 보폭 넓히는 오픈AI…한국기업 전방위 협력
올트먼 CEO는 이날 의료 및 로봇 분야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단체가 저희의 모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업용 제품에 대해 미국 건강보험관련법(HIPAA) 규정을 준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의료 분야에서 과학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많은 생명을 구하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라고 전했다.
특히 로봇 분야에 대해서도 국내 기업과 협력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내비쳤다. 올트먼 CEO는 "우리는 로봇공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에 온 이유도 현지 기업들이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오픈AI가 최근 미국에서 제출한 상표등록 신청서에는 '사람들을 돕고 즐겁게 하기 위한 소통 및 학습 기능을 갖춘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이 포함됐다고 한다. 오픈AI는 최근 새로운 로봇팀을 구성하며 맞춤형 센서와 AI를 활용, 인간과 유사한 지능을 가진 로봇을 현실환경에서 테스트 중이다.
오픈AI가 조만간 한국에 지사를 설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올트먼 CEO는 '구체적인 오픈AI 한국지사 설립 시점이 궁금하다'는 질문에 "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긴 어렵다"면서도 "한국을 정말 좋은 시장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많은 활동을 기대해도 좋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오전 올트먼 CEO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등과 회동했으며 정신아 카카오 대표의 미디어브리핑에 등장해 카카오톡과 새로 출시될 AI 비서 '카나나'에 오픈AI 기술을 도입하는 내용도 공개했다. 오후에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3자 회동을 했다. 올트먼은 한국 일정을 마치고 이날 저녁 곧바로 인도로 출국, 아시아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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