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이사 재선임건 상정 안될듯
컨트롤타워 복원 등 사실상 백지화
한미일 AI동맹도 불확실성 커져
검찰의 대법원 상고(계열사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강행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의 경영활동이 상당기간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삼성전자 안팎에선 이 회장에 대한 검찰의 대법원 상고로, 이 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재선임 및 첫 대표이사 회장 등재,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 등 경영 전면 복귀작업이 당분간 요원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재계 고위 관자는 "이 회장이 재판 리스크에도 삼성전자 위기 돌파를 위해 국내외 사업장 방문 등 최대한 경영 정상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심리적으로나 실질적으로 경영 활동에 제약이 가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장, 오는 18일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건이 상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이달 3일 이 회장이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확정했을 때만 해도, 이달 이사회 결의를 거쳐 다음달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재선임되고, 이어서 연내 명실상부한 첫 대표이사 회장 등재, 미래전략실과 같은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 등이 탄력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런 시나리오는 검찰의 상고로 사실상 백지화됐다.
대법원 절차는 상고 기각 시(무죄 확정), 빠르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1·2심이 모두 무죄판결을 받은 사건인 만큼, 대법원에서 뒤집힐 여지가 낮다는 게 중론이나, 파기환송 결정이 나올 경우, 선고 확정까지만 2년 가까이 걸릴 수 있다.
이 회장의 속도감있는 경영 전면 복귀, 공격적 경영 행보를 기대했던 삼성전자 안팎에선 실망감이 역력하다. 미국 오픈AI, 소프트뱅크그룹이 추진하는 5000억 달러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 고대역폭메모리(HBM)재추격전,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반도체 보조금 협의 등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이 회장은 항소심 무죄 선고 바로 다음 날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등을 3자 회동을 하며,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하태경 보험연수원장(19·20·21대 국회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과거 삼성 잡던 하태경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친(親)삼성 발언을 한다"면서 "검찰의 상고는 법 정의가 아니라 검찰권 남용이자 경제 폭거"라고 주장했다. 인공지능(AI) 대전환기, 자칫하면 삼성이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반도체 1등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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