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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천도론' 엔진 꺼지자 집값 반토막 뚝

대평동 해들e편한세상 6억 후반
2020년 최고가 14억 절반 수준
세종 곳곳 최근 거래 3억~5억 하락

'세종 천도론' 엔진 꺼지자 집값 반토막 뚝

"4년 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그때 어렵게 집 마련하신 분들 사정 보면 참 안타깝다."

9일 세종특별자치시 도심에 위치한 A공인중인중개소 대표는 "정치가 혼란스러워지니 대통령실이 세종으로 온다는 말들이 나오는데, 이제는 희망고문으로 느껴지기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종시의 부동산 가치는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폭등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값은 2020년 한해 동안 42.37% 올라, 당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치권이 달군 '천도론(행정수도론)'의 영향이다.

하지만 세종 집값은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이제는 최고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거래되는 사례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위치한 대평동 해들6단지e편한세상세종리버파크 전용 99㎡는 2020년 8월 최고가(14억원)을 찍으며 거래됐지만, 지난달 23일 7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6억8000만원이 뚝 떨어졌다.

고운동, 다정동, 새롬동, 한솔동, 도담동 등 세종 곳곳의 최근 한달 내 대부분의 거래가 최고가 대비 3~5억원 낮은 가격에 이뤄지기도 했다. 한솔동 첫마을3단지퍼스트프라임 84㎡는 10억2500만원(2021년 1월)에서 5억2000만원(2025년 1월)으로, 도담동 도램14단지한림풀에버 99㎡는 12억8000만원(2020년 10월)에서 7억6000만원(2025년 1월)으로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급등기에 거품이 너무 많이 끼었던게 문제"라며 "2010년 중반부터 입주물량도 많았으니 공급 과잉 문제까지 겹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세종시가 대통령 탄핵 국면 속에서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함께 추진하기로 하면서 세종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거품이 걷히는 중인데다 경기도 나아질 기미가 안보여서 2020년 천도론 만큼 힘을 받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다시 한 번 활기를 띠기를 간절히 바라고는 있다"고 전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