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알루미늄 관세폭탄, 가상자산 시장도 직격
다음 주 상호관세 방침도 변동성 키울 전망
전문가 "가상자산은 경제변수에 대한 민감성 커"
Chat gpt가 생성한 가상자산 이미지 / Chat gpt 제공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관세전쟁 확전으로 가상자산 가격이 가파른 하락세를 걷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가상자산 기조에도 불구하고 경제 불확실성 고조로 가상자산의 낙폭이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0일 오전 11시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9만5515달러로, 전일대비 1.51% 하락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의 하락률은 더 크다. 시가총액 기준 5위(스테이블코인 제외) 내에서 하락률이 가장 컸던 리플의 가격은 하루 새 4.23% 내린 2.34달러, 이더리움은 2.45% 하락한 2584달러이다. 솔라나와 BNB는 각각 1.94%, 1.8%하락한 198달러, 604달러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등에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 경제변수에 민감한 가상자산의 가격이 출렁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9만4000달러대까지 지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직전 비트코인 가격은 10만9915달러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취임 이후에는 12% 넘게 하락하는 등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발표로 발발한 관세전쟁은 가상자산의 급락을 견인했다. 이후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폭탄 이슈가 가상자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상호관세 방침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해, 가상자산 가격은 또 한 차례 큰 변동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테스크포스(TF) 신설’ 등 친가상자산 행보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가격이 낙폭을 확대하는 것은 경제변수에 민감한 특성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가격은 개별 이슈에도 영향을 받지만, 기본적으로 금리 등 경제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관세 전쟁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속도조절로 이어질 수 있다. 관세만큼 제품가격이 올라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하면 이같은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엠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가상자산 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정책에 상당히 민감하다”며 “이는 금리정책이 유동성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유동성에 의해 가상자산 가격이 좌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져 글로벌 유동성 축소 전망을 낳게 되면 가상자산 시장 역시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리 등 굵직한 경제변수가 가상자산 가격을 끌어내리는 상황에서 관련 TF신설 등 단발성 친가상자산 이슈로는 가치하락을 막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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