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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선 럭셔리, 美·日선 가성비… 뷰티 투톱 해외 승부수 적중

아모레·LG생건 실적 반등 성공
中로드숍 접고 초고가 상품 집중
북미·日서 중저가 브랜드로 흥행

中에선 럭셔리, 美·日선 가성비… 뷰티 투톱 해외 승부수 적중
국내 뷰티 대기업의 쌍두마차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실적 반등에 나란히 성공했다. 한한령(한류금지령) 여파 등으로 실적이 급감했던 중국 사업의 효율화와 가성비 제품을 앞세워 북미, 일본 시장을 공략한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10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 4조2599억원, 영업이익 24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9%, 영업이익은 64% 각각 늘었다. 글로벌 리밸런싱(재조정)을 통해 구매력이 뒷받침되는 중국시장에서는 럭셔리로 불리는 초고가 제품에 집중한 게 주효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LG생활건강은 '더 후'다. 반면, 북미와 일본 등 중국 외 해외시장에서는 중저가 제품 판매에 공을 들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2년간 중국 시장의 '수익화' 작업에 집중해왔다. 그 과정에서 K뷰티 첫 전성기를 주도했던 과거 로드숍 브랜드 중 하나인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매장을 전부 정리했다. 코로나19 시기 매출이 없어 불필요한 운영비가 드는 오프라인 매장을 없애고, 절감한 비용을 급성장한 온라인 시장에 재투자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내실화에 집중하면서 중화권 매출은 전년보다 27% 줄었다.

반면, 지난해 미주 지역에선 처음으로 연간 기준 매출이 중화권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립 마스크 등 라네즈 입술 관리 제품이 아마존 연중 행사에서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매출을 이끌었다. 미국·유럽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코스알엑스가 지난해 2·4분기부터 실적에 편입된 효과도 톡톡히 봤다. 2023년 인수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유럽시장 강화의 일등 공신이다.

LG생활건강도 중국 시장에선 '력셔리'를, 그 외 시장에선 중저가 가성비 브랜드를 앞세우는 전략을 폈다. 중국 시장에선 지난해 숨, 오휘 등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하는 대신 대표 럭셔리 브랜드인 더 후 리브랜딩에 힘 주면서 매출 회복에 성공했다.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는 젊은 세대를 중점 공략하는 '더페이스샵', '빌리프', 'CNP' 등 전략 브랜드의 매출이 늘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LG생활건강 뷰티 부문 매출은 2조8506억원, 영업이익은 1582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2%, 8% 증가했다.

두 회사는 올해도 적극적인 해외 공략 기조를 이어간다.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일본, 유럽, 인도, 중동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도 일본에서는 힌스, CNP를 중심으로 온라인 영향력을 확대하고, 동남아시아와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는 현지 특성에 맞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채널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결국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