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장남 매입땅 알박기 논란
조합, 해당부지 매입 진전 없자
주출입로 설계변경안 공모나서
22일 설계자 선정 총회 개최
서울 성동구 옥수동 알짜배기 입지로 꼽히는 한남하이츠 재건축 사업이 최대 걸림돌이었던 '대기업 2세의 알박기'를 해소한다. 알박기 대상인 현재의 주출입로를 제외하는 설계를 통해 사업추진 리스크를 줄이고 관리처분인가까지 속도를 낼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남하이츠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오는 22일 설계자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한다. 현재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와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가 각각 공모안을 제출한 상황이다.
성동구 옥수동 일대 4만8837㎡ 면적의 한남하이츠 재건축사업은 2020년 5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후 설계자 선정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한강변에 자리잡아 강남·강북 양방향 진출입이 모두 편리하고 한남동·압구정동·성수동에 인접해 입지 조건이 우수하다. 한남하이츠는 8개동, 535가구 규모로 재건축 사업을 통해 10개동 790가구를 조성할 예정이다.
지난 2020년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돼 '한남자이 더 리버'라는 새 이름이 이미 붙어 있다. 특히 이번 공모에서 두 사무소 모두 현재의 자동차 주출입로를 변경하는 설계안을 택했다. 사업추진에 악영향을 주는 알박기 논란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것이다.
알박기란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의 꼭 필요한 일부 땅을 매입한 후 개발사업자에게 고가로 되파는 부동산 투기수법을 뜻한다. 이로 인해 사업 지연은 물론 사업비 부담 확대 등 진행에 어려움이 커지게 된다.
한남하이츠 재건축조합이 설립 인가를 받을 당시인 2018년 한 대기업 회장의 장남 우모씨가 이 아파트의 자동차 주출입로를 포함한 일부 필지를 경매에서 낙찰받았다. 이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우씨가 재건축 사업 본격화를 앞두고 알박기 목적으로 땅을 매입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해당 부지는 사실상 자동차로 단지를 오갈 수 있는 유일한 출입로이기 때문이다.
조합측에서 해당 부지 매입을 위해 우씨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고, 최근에는 우씨 측의 제안으로 면담을 추진했다가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해당 진입로 대신 다른 쪽으로 주출입로를 변경하기로 했고 이번 설계 공모에서 해당 부분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조합 관계자는 "양측의 공모안이 모두 현재의 주출입로를 제외한 설계를 냈다"면서 "설계자 선정 이후로는 명확하게 잡힌 계획이 없는 상태인데 현재로서는 설계자 선정을 위한 총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