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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어쩜 이리 의젓할까... "상대로서 존중, 친구 린샤오쥔에게 고생했다고 말했죠" [하얼빈 AG]

"린샤오쥔 상대로서 존중했다"
"많이 넘어졌는데 서로 다친곳 없는지 물어봤다"
린샤오쥔 "지원이 보면서 동기부여"... 박지원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

박지원 어쩜 이리 의젓할까... "상대로서 존중, 친구 린샤오쥔에게 고생했다고 말했죠" [하얼빈 AG]
박지원이 귀국 인터뷰에서 린샤오쥔을 상대로서 존중했고, 서로 고생했다고 격려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실력도 최고지만 인성도 최고다. 남자 쇼트트랙의 에이스이자 이번 하얼빈 아시안게임 2관왕 박지원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었다.

박지원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자리에서 린샤오쥔에 대해 "경기가 끝난 뒤 서로 고생했다고 말했고, 상대로서 존중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넘어지는 순간이 많아 서로 다친 곳은 없는지 묻는 대화도 나눴다"고 덧붙였다.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여러 종목에서 맞붙으며 치열한 경쟁을 이어갔다. 혼성 2000m와 1500m에서는 박지원이 린샤오쥔을 앞섰다. 하지만 500m에서는 린샤오쥔이 박지원을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두 선수 사이에는 알게 모르게 악연으로 얽혀있었다.

일단, 500m에서는 순롱이 린샤오쥔을 밀어주는 장면이 뒤늦게 화면으로 포착되었다. 계주가 아닌 이상 쇼트트랙에서 우리 편을 밀어주는 행위는 명확한 반칙이다. 우연인지 아닌지 린샤오쥔은 순롱이 엉덩이에 손을 갖다댄 그 다음에 박지원을 추월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박지원 어쩜 이리 의젓할까... "상대로서 존중, 친구 린샤오쥔에게 고생했다고 말했죠" [하얼빈 AG]
역주하는 박지원과 린샤오쥔. 연합뉴스

더 큰 악연은 5000m 계주에서 나왔다. 2위를 달리던 중국의 린샤오쥔은 선두를 달리던 박지원을 추월하기 위해 앞으로 나오면서 손으로 밀었다. 이에 박지원 또한 함께 대응하며 몸싸움을 했다. 바로 직전 여자 경기에서 김길리가 넘어지고도 반칙이 지적되지 않은 것을 본 박지원이 격렬하게 버티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두 명이 치열하게 싸우는 사이 카자흐스탄이 사이를 파고 들어 우승을 차지했고, 박지원은 실격패했다.

하지만 박지원은 아쉬워하면서도 린샤오쥔을 탓하지 않았다. "심판 판정도 경기의 일부"라며 판정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회 내내 개최국 중국의 '텃세'에 시달렸지만 박지원은 의연한 자세를 보였다. 쑨룽이 "더럽다"라고 공개 인터뷰 존에서 고함을 쳤지만 개의치 않았다.

박지원 어쩜 이리 의젓할까... "상대로서 존중, 친구 린샤오쥔에게 고생했다고 말했죠" [하얼빈 AG]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쇼트트랙 박지원이 10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회 이후 린샤오쥔은 "지원이는 동갑인 친구고,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훈련해왔는데, 지원이가 계속 좋은 성적을 내는 걸 보고 '아,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접했다는 박지원은 "임효준 선수가 그렇게 얘기해줘서 굉장히 고맙다.
운동선수가 다른 운동선수를 바라보며 동기부여를 얻는다는 건 굉장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오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다. 박지원은 "올림픽은 아직 도달하지 못한 꿈"이라며 "이번 아시안게임처럼 최선을 다해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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