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외교 없으면 수출전쟁 패배"...NATO·미국 협력 강화
폴란드·사우디 등 수주전 치열…신속한 수출 승인 절차 필요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첫째줄 왼쪽 여섯번째), 강구영 한국항공우주(KAI) 사장(첫째줄 왼쪽 첫번째) 및 방산업계 관계자들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K-방산 수출 글로벌 환경 변화와 대응' 세미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내 방산업계와 정부가 K-방산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제도적 지원 강화와 신속하고 유연한 수출 승인 절차 마련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방산 수출이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닌 국가 간 안보·외교 경쟁의 연장선에 있는 만큼, 전략적 외교 협력과 체계적인 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방산 경쟁 심화…정부 지원 절실
방산업계와 정부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K-방산 수출 글로벌 환경 변화와 대응' 세미나에서 K-방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KAI) 등 주요 방산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수출 확대 전략을 공유했다.
업계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경쟁국들의 견제가 심화되고 있으며, 방산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강구영 KAI 사장은 "사우디 방산 사업의 경우 경쟁국들은 총리와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K-방산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조우래 KAI 수출마케팅부문장은 "지난 3년간 방산 수출이 50% 성장했으며, 앞으로 3~5년 동안 더욱 큰 시장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항공산업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전략적 사업인 만큼, 상대국 정부와의 관계가 제품 도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강병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고문은 글로벌 방산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에게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까지 증액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도 이에 맞춰 신속하고 유연한 수출 승인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폴란드와 루마니아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IFV) 수출 사업을 예로 들며, "작년 방위사업청장과 육군참모총장이 직접 세일즈 외교에 나서면서 한국의 입지가 유리해졌다"며 "정부가 전략적으로 방산 외교를 펼치면 한국 방산 제품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술 이전·현지 생산 요구 증가…신속한 대응 필요
김성일 현대로템 글로벌사업실장은 "유럽 각국은 단순한 무기 도입을 넘어 자국 방산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최근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슬로바키아, 체코 등을 방문하며 확인한 바에 따르면, 각국 정부는 방산 장비를 구매할 때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도 기술 수출 승인 절차를 체계화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기술을 A·B·C 등급으로 구분하고, 등급별 승인 절차를 명확히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동권 LIG넥스원 해외사업기획관리실장은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 △납기 경쟁력 △현지화 전략 △가격 경쟁력을 꼽았다.
특히 그는 "정부 차원의 외교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방산 기업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K-방산의 지난 5년간(2020~24년) 방산 수출액은 50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러·우 전쟁 이후 방산 수출 계약 실적에서도 한국이 2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국내 방산 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현재 세계 10위 수준이지만, 최근 실적을 반영하면 5위권 진입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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