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초의 클래식 음악 공연장 개관
6월 20일부터 9일간 개관 페스티벌 개최
조성진·선우예권·조재혁 등 리사이틀 무대
'월드클래식' 시리즈로 런던필·RCO 등 만나
정명훈 클래식부산 예술감독이 1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린 개관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장인서 기자】 "음악에 대한 태도를 보면 한 나라의 문화적 수준과 역량을 알 수 있어요. 부산콘서트홀을 통해 부산이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도시로 거듭나고, 음악이 가진 힘을 관객들에게 잘 전할 수 있도록 모두의 힘을 합쳐 나아가고자 합니다."
지휘계 거장이자 피아니스트인 정명훈(72) 예술감독이 17일 오후 부산시 부산진구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연장의 운영 방향을 밝혔다.
정 감독은 "6월 개막 무대를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APO)와 준비했다"며 "부산이 아시아의 음악적 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오는 6월 20일 개관하는 부산콘서트홀은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 부산진구 시민공원 내 위치해 있다. 대지면적 2만9408㎡, 연면적 1만9862㎡,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에 2011석 콘서트홀과 400석의 체임버홀로 구성됐다. 비수도권 최초 파이프오르간 설치, 물 흐르듯 유려한 곡선의 빈야드식 객석과 최적의 음향 설계, 무대 하부 자동화 시스템을 특장점으로 내세웠다.
지난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부산국립극장 건립계획'을 시작으로 '부산국제아트센터'라는 이름을 거쳐 부산콘서트홀로 개관을 앞두기까지 명칭과 규모, 운영 주체에 대한 적정성을 검토해왔다. 인근 국립부산국악원, 부산오페라하우스(2027년 개관 예정)와 더불어 새로운 문화 클러스터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콘서트홀 외부 전경. 클래식부산 제공
부산콘서트홀 외부 전경. 클래식부산 제공
정명훈 감독의 꿈인 '아시아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라는 의미가 담긴 APO는 세계 각국의 오케스트라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석급 아시아 단원들이 함께하는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다. 이들은 부산콘서트홀의 무대를 먼저 체험한 뒤, 각자가 속한 오케스트라에 돌아가 부산콘서트홀을 적극 알리는 홍보대사가 될 예정이다.
콘서트홀 운영사인 클래식부산 박민정 대표는 "부산은 무려 29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영화라는 하나의 예술 장르를 부산의 도시 브랜드로 이끌어온 경험이 있다"며 "부산콘서트홀과 부산오페라하우스, 아직은 낯선 이 이름을 세계 클래식계가 긍정하고 동의하는 하나의 경험으로 만들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콘서트홀의 입지 특성상 김해국제공항과 KTX 부산역까지의 편리한 교통 접근성, 자연 경관, 다양한 숙박시설 등 풍부한 관광 인프라에 힘입어 세계적인 음악단체 및 음악가들의 내한 공연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부산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은 물론 아시아권 공연 관객 수요까지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다.
개관일부터 9일간 이어지는 페스티벌은 클래식의 새로운 역사를 쓴 베토벤의 작품을 중심으로 공연이 이어진다. 개막 무대는 정명훈(지휘·피아노), 사야카 쇼지(바이올린), 지안 왕(첼로),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함께 한다. 1부에서 베토벤 '삼중 협주곡', 2부에서는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들려준다.
부산콘서트홀 내부 전경. 클래식부산 제공
이어 피아니스트 조성진 리사이틀(6월 22일), 선우예권(6월 23일)과 정명훈(6월 25일)의 체임버 무대가 이어진다. 조성진은 베토벤과 브람스의 정통 피아노 소나타를 중심으로 하는 피아노 독주 무대를, 선우예권과 정명훈은 각각 APO 단원들과 실내악으로 호흡을 맞춘다.
바이올리니스트 이구데스만과 피아니스트 주형기로 구성된 '이구데스만&주'(6월 22일), 조재혁의 오르간 리사이틀(6월 24일), 콘서트 오페라 '피델리오'(6월 28~29), 낭독과 클래식 앙상블이 결합된 '베르나르 베르베르x세종솔로이스츠'(8월 30일), 8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합창단 공연(9월 12일)도 만나볼 수 있다.
매월 한 번씩 전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를 들어볼 수 있는 '월드클래식' 시리즈는 부산콘서트홀만의 무기다.
이탈리아 명문 악단 라스칼라오케스트라(9월 18일), 2년 만에 내한하는 런던필하모닉(10월 17일), 로얄콘세르트허바우오케스트라(11월 9일) 무대가 차례로 펼쳐진다.
정 감독의 임기는 오는 2026년 7월까지다. 그는 "부산콘서트홀이 전세계 음악인들의 교류 장소로서 힘차게 도약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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