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유출 가시화에 HR 관리 강화
DS부문 '피플 애널리틱스 랩' 가동
인력배치·조직구조 효율성 향상 집중
내부서 지적한 조직문화 개선도 시급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삼성전자가 반도체(DS) 부문 인력 관리를 위해 인사팀 내 데이터 통계 분석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효율적 인력 관리와 데이터 기반의 조직 문화 개선이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DS 부문 부진이 이어지고 인력 이탈도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위기 극복을 위해 보다 실질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빅테크'처럼 데이터 기반 HR 관리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 부문 피플팀(인사팀) 산하에는 '피플 애널리틱스 랩'이란 이름의 조직이 독립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주요 대학의 산업공학박사 출신 등 고학력 데이터 엔지니어들이 주축이다. 랩장은 서울대에서 통계학을 전공한 이선미 박사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2019년 경 이미 피플 애널리틱스 관련 전문가를 선발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인사 분석 시스템을 강화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인재 연구를 위한 인력은 곳곳에 배치돼 있었지만, 조직 개편을 통해 하나로 모인 랩이 신설돼 운영되고 있다"며 "랩에서는 피플(임직원 인사) 빅데이터 분석 및 머신러닝(기계학습) 모델 개발을 통해 인사 운영을 위한 명확한 통계 자료를 만들고, 커리어(경력) 진단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피플 애널리틱스는 데이터 기반의 인적자원(HR) 관리 기법으로, 기존의 직관·경험 중심 인사 관리를 혁신하는 방식이다. 이를 활용하면 채용, 평가, 보상, 승진, 이직률 예측, 조직 효율성 분석 등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구글(프로젝트 오키즈), 마이크로소프트(워크플레이스 애널리틱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도입해 활용 중이다.
■"위기 극복 위해 실질적 보상과 조직 문화 개선 병행돼야"
다만 보다 적극적인 인재 및 조직 문화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수준만으로는 DS 부문 위기를 타개하기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반도체는 핵심 기술 개발과 인력 유지가 연구개발(R&D) 경쟁력을 좌우하는 산업인 만큼 HR 역량 보강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적절한 인력 배치와 조직 구조 최적화를 통해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주요 인력의 이탈을 막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내부에서는 아직도 경직된 조직 문화와 재무 중심의 의사 결정 구조로 인해 기술 혁신이 저해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인력 유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경쟁사로의 이직 제안을 받거나 자발적으로 경력 면접을 보는 인원도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회사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AI 칩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최신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이 지연됐고, 10나노미터(1nm=10억분의1m) 6세대(1c) D램 개발 속도도 경쟁사 대비 뒤처지고 있어 인적 자원 관리와 조직 문화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기반 HR 관리를 도입하는 등 인사와 조직 관리 선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직원들의 사기를 높일 실질적인 보상 정책과 조직 문화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장기적인 인재 확보 전략과 내부 조직 안정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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