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같은기간보다 5배 증가
개인 6022㎏ 매수 62% 차지
국제 시세보다 20% 비싸
올해 들어서만 KRX금시장에서 10t 가까운 금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기간의 약 5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그동안 KRX금시장은 기관이나 자기매매회원 위주로 활성화됐으나, 도널드 트럼프발 안전자산 수요에 불이 붙으면서 개인의 매수비중이 커지고 있다. 다만 국제 금 시세와의 괴리율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무부별한 투자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KRX금시장 총 거래량(14일 기준)은 9716kg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803kg) 대비 438.9% 증가한 규모다. 지난 2014년 3월 개장 이래 연간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1년 2만8296kg의 34%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특히 개인의 매수량은 6022kg으로 전체 약 62%를 차지한다. 이전까지는 개인 매수세가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트럼프 '관세 정책' 등으로 개인이 전면에 등판했다. 실제 지난 2020~2022년 개인 거래량 비중은 71.33%→ 52.80%→ 34.22%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23~2024년에는 37.4%→ 51.9%로 회복세를 탔고 이번에 대폭 뛰었다.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은 한국조폐공사 품질인증(순도 99.99%)을 거쳐 한국예탁결제원에 보관된다. 일반회원 가입 증권사에서 계좌 개설 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100g 혹은 1kg 골드바에 투자할 수 있다.
거래단위는 모두 1g으로, 실물로 인출하려면 부가가치세 10%와 개당 수수료 2만원가량이 붙는다. 일반회원은 증권사 12곳, 선물사 1곳 등 총 13곳으로 이 중 유동성공급자(LP)가 5곳이다. 금 생산·유통 업체들로 구성된 자기매매회원은 75곳이다.
개인 매수세는 세제 혜택과 낮은 거래비용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은행 골드뱅킹이나 금펀드·상장지수펀드(ETF)처럼 매매차익 대한 배당소득세(15.4%)가 없다. 양도·이자소득세 부담도 없다. 수수료 역시 0.3%로, 골드뱅킹(1%)나 금펀드(1~1.5%) 대비 저렴하다.
다만 공급 대비 초과 수요로 국제 금 시세와 괴리율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부담요인이다. 지난 14일 1kg 금 현물의 1g당 종가는 16만3530원으로 국제 시세 13만6130원과 비교해 20.1% 높다. 괴리율이 120.1%라는 뜻이다. 이 여파로 금현물에 투자하는 국내 유일 ETF인 'ACE KRX금현물' 괴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5일엔 2.15%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괴리율이 양수로 확대됐다는 것은 상품 가격이 고평가됐다는 의미"라며 "실제보다 비싸게 매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기초자산이 상승해도 그만큼 기대 수익을 실현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TF 등과 달리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하거나 환헤지(H) 전략을 택할 수 없는 한계도 있다. 무엇보다 지금과 같은 금 가격 상승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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