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성일. 사진제공=디즈니+
[파이낸셜뉴스] 정성일 배우를 생각하면 아직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 속 완벽한 수트핏의 'GQ맨'이 떠오른다. 하지만 요즘 그 잔상이 서서히 지워지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 때문이다.
‘트리거’는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탐사 보도 PD 오소룡(김혜수)과 그들 팀의 활약상을 담은 12부작 드라마. 김혜수, 정성일, 주종혁이 주연했다. 정성일은 극중 드라마 국에 있다가 트리거 팀으로 발령난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MZ PD ‘한도’를 연기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성일은 '트리거' 마지막 2편 공개를 하루 앞두고 종영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트리거’란 어떤 작품이냐는 물음에 '김혜수와 주종혁' '트리거팀' '행복' 그리고 '워너비 시즌2'라는 키워드를 언급했다.
김혜수, 주종혁 만난 '트리거', 내게 행복함 준 작품
그는 "김혜수와 주종혁을 가장 먼저 떠올린 이유는 물질적 욕심보다 사람 욕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와 통하는 사람들. 사람 냄새나는 사람을 좋아한다. 김혜수 배우는 정말 톱스타인데 옆집 누나 같고, 종혁이도 옆집 동생 같다”고 말했다.
“종혁이는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나와 같은 부류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너무 해맑아서 가식 없이 지낼 수 있는 사람. 늘 즐겁게 좋은 에너지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서 소중하다”고 부연했다.
자신이 연기한 한도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표했다. 평소 추리닝과 청바지를 즐겨 입는다는 그는 “후드티를 제하면 한도가 입는 의상은 평소 제가 즐겨 입는 의상 스타일"이라며 "캐릭터가 자유롭다보니 옷도 내 마음대로 입었다. 덕분에 연기의 자율성이 커져서 마치 신나게 논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한도와의 공통점은 이뿐 아니다. 한때 꿈이 수의사였을 정도로 동물을 좋아한다. 그는 “대관령 목장처럼 넓은 곳에 개를 키우면서 사는 게 꿈이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트리거팀이 다룬 범죄 사건 중 고양이 사건에 깊이 몰입했다. 인천 초등학생 살해사건을 모티프로 해 만들어진 이 에피소드는 트리거 팀에서 겉돌던 한도가 탐사 보도의 매력에 눈뜨고, 팀원들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기도 했다.
디즈니플러스 '트리거' 보도스틸.
정성일은 “그 사건과 연관돼 아이가 죽기 때문에 정말 감정이입이 많이 됐다”며 “또 노숙자 할아버지는 한도를 선입견 없이 바라봐 준 첫번째 인물이었다. 가장 애착이 많이 간 에피소드였다”고 말했다.
“할아버지가 죽은 뒤 빈소로 걸어가는 장면을 찍는데, 나도 예상치 못한 감정이 확 와닿았다. 텅 비어있는 빈소가 너무 초라해서 화가 났고 서글펐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이 밀려왔다”고 돌이켰다.
그는 디즈니플러스의 드라마 ‘조명가게’도 언급하며 “공포물도 잘보는데, 유난히 동물이나 아이가 다치거나 죽는 장면을 보는 건 정말 끔찍하다”며 “‘조명가게’에서도 아이가 건물에 깔려 죽는 그 장면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어서 그 장면에 나오는 대사는 아직도 모른다”며 동물과 아이가 무참히 살해당한 해당 에피소드를 보는 게 끔찍했다고 강조했다.
“‘트리거’가 현실에서 존재하기 힘든 팀이 아닌가. 가짜뉴스가 판치는 요즘, 주인공 오소룡처럼 정의감 투철한 PD가 있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된다. 대본 자체도 재미있고 제가 연기할 캐릭터도 흥미로웠지만, 이렇게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해주고 희망을 갖게 해 주는 드라마라서 이 작품을 선택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코믹 연기 좋아해..SNL코리아 출연 제안 받기도
공연계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정성일은 코미디에 대한 애정도 표했다. ‘트리거’에서 그는 진지한 정극뿐 아니라 재치 넘치는 순간을 자주 연출한다.
디즈니+ 트리거. 디즈니플러스 제공
그는 “공연할 때는 재밌는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다”며 “평소 코미디를 좋아한다. 이번 현장에서 다른 사람들을 웃기고 재밌게 하는 연기를 할수 있어서 좋았다”고 돌이켰다. 덕분에 ‘금쪽이’ ‘똥강아지’와 같은 친근한 별명도 얻었다. 그는 “('더 글로리'에서 얻은) 어른 섹시보다 친근해서 좋다. 어른 섹시는 정말 손발이 오그라든다”며 쑥스러워했다.
또 “SNL코리아 애청자”라며 “작년에 출연제의를 받았는데 아직 나갈 때가 아니라 거절했다.
최근엔 개그맨 이수지가 한 대치동맘 밈을 재밌게 봤다”며 콘텐츠 취향도 드러냈다.
'트리거2' 종영 아쉬움과 함께 시즌2 제작에 대한 열망도 드러냈다. “우리끼리 시즌2가 되면 오소룡 팀장이 CP가 되는 거냐며 얘기했다”며 “현장이 너무 즐거웠기 때문에 시즌2가 제작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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