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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후 달콤한 ‘곤드레밥’… 강된장 쓱쓱 비비니 "자연을 먹는 기분" [골목 맛집 탐방]

청계산 곤드레집

등산 후 달콤한 ‘곤드레밥’… 강된장 쓱쓱 비비니 "자연을 먹는 기분" [골목 맛집 탐방]
청계산 곤드레집 세트 메뉴인 참숯 불고기와 곤드레나물밥, 된장찌개. 사진=이환주 기자

"서울에도 곤드레밥을 우리가 다 아는 순대국밥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음식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부모님이 2004년에 식당을 여셨다. 20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곤드레밥의 매력을 알고 어르신부터 젊은 사람, 직장인과 가족 등 단골손님이 많다."

서울 서초구 청계산역 인근 '곤드레집' 식당을 운영하는 김윤호씨는 "평일에는 양재에서 회사원들이, 주말에는 청계산을 찾는 등산객이 많이 오신다"며 "식당이 오래되다 보니 단골 손님이 주말에 초등학생 자녀와 다시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등산 후 달콤한 ‘곤드레밥’… 강된장 쓱쓱 비비니 "자연을 먹는 기분" [골목 맛집 탐방]

이 곳의 곤드레밥을 먹기 전에 넘어야 하는 관문이 두 가지 있다. 바로 '주차'와 이제는 이 식당의 마스코트가 된 강아지 '쭈쭈'를 거쳐야 한다. 지역 특성상 주차 공간이 협소해 차를 이용해 방문할 경우 2000원을 내고 발렛 주차를 하는 것이 좋다. 김 사장은 "식당의 마스코트가 된 쭈쭈는 발렛 주차를 하는 직원분이 키우는 강아지"라며 "직원이 출근하는 동안 혼자 있을 강아지를 생각해 같이 출근을 권유했고, 이제는 5년 넘게 곤드레집을 방문하는 손님들께 귀여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대표 등산 명소인 청계산 인근에 위치해 이 지역은 유기견이 많은데 식당 차원에서 서초구 유기견 보호센터에 유기견을 인도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대표 메뉴는 곤드레나물밥으로 참숯 화로석쇠불고기, 된장찌개가 함께 포함된 세트 메뉴도 있다.

잘 익힌 곤드레 나물과 넉넉하게 들기름이 들어간 곤드레밥을 받아 들고 취향에 따라 양념간장 혹은 강된장을 비며 먹으면 된다. 한 술 크게 떠서 넣으니 자연을 그대로 씹어 건강을 삼키는 기분이 든다. 함께 주문한 참숯 화로석쇠불고기는 얇은 고기를 석쇠에 구워 간장 양파 절임과 함께 먹으니 별미가 따로 없다. 된장찌개는 진하고 녹진한 된장 국물과 두부, 버섯을 함께 떠 먹으니 뜨끈한 기운이 뱃속에 가득 찬다.

곤드레는 '고려 엉겅퀴'라고 하며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초 산나물이다. 한국에서는 강원도 영월, 정선, 평창, 태백 등 청정지역 고지에서 자생하는 야생나물이다. 과거 강원지역의 구황식품으로 사용하다 강원도 특산물로 발전했다.

곤드레라는 말의 유래는 3가지가 있다. 춘궁기때 곤드레를 삶아 먹으면 배가 불러 졸음이 쏟아져서 늘어져 있는 모양에서 유래했다는 설, 흔들리는 잎사귀 모양이 술취한 사람 같다는 설, 익히면 퍼지는 곤드레나물 형태에서 나왔다는 설 등이다. 곤드레는 소화가 잘되고 칼슘, 비타민A가 풍부해 성인병에 좋은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어린 잎과 줄기를 데쳐 곤드레밥, 건 나물, 국거리 볶음용으로 사용된다. 자연의 지혈제라 불릴만큼 소염작용과 지혈에 효과적이다. 자연에서는 5월 중순부터 채취가 가능하고 최근에는 양식으로 공급되고 있다. 곤드레집은 21년째 같은 농장에서 곤드레 나물을 공급 받고 있다.


인원수에 맞게 곤드레밥을 주문하면 추가 밥은 무료다. 배달 없이 홀 손님만 받지만 평일에는 300여명, 주말에는 600명 이상이 찾는다. 김씨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65일 연중 무휴로 운영한다"며 "점심에는 주차를 대행하는 직원만 5명, 주방에 7~8명, 홀서빙 6명 등 20여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