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이번주 스페인서 EV4·EV2 콘셉트 공개
폭스바겐 2000만원대 전기차 양산 준비
테슬라, 소형 전기 해치백 모델Q 출시 앞둬
中BYD, 가격 무기로 한국 등 해외 공략 속도
기아 준중형 전기세단 EV4. 기아 제공
기아의 소형 전기차 EV2 콘셉트 티저 이미지. 기아 제공
[파이낸셜뉴스]자동차 업체들이 앞다퉈 2000만~3000만원대 대중 전기차 모델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중저가 전기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 수정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진입 장벽이 높았던 대형 전기차에 대해서도 가격 인하를 단행하는 등 판매 회복을 위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번 주 스페인 타라고나에서 '2025 기아 EV 데이'를 열고 준중형 전기 세단 EV4와 소형 전기차 EV2 콘셉트 모델, 목적기반차량(PBV) PV5 등을 공개한다. 이 가운데 EV4와 EV2 콘셉트는 기아가 지난해 내놓은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에 이어 출시를 준비 중인 대중 전기차 모델이다.
EV3의 가격이 국내에서 보조금 포함 3000만원대로 구매가 가능한 만큼, EV4의 가격도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의 전기차 차명은 영어 약자 'EV'(Electric Vehicle)에 숫자를 붙이는 형태인데, 차급이 크면 숫자도 커지는 방식이다. 이를 고려하면 유럽 시장을 겨냥해 개발 중인 EV2는 2000만원대로 구매가 가능한 수준까지 가격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도 지난해 보조금 포함 2000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는 소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아웃도어 요소를 가미한 캐스퍼 일렉트릭 크로스를 출시했다.
해외 업체들도 소형 전기차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은 2만유로(약 2990만원)대 소형 전기차 양산을 준비 중이다. 이에 앞서 폭스바겐은 소형 전기 SUV ID.2올 출시를 준비 중인데, 2만5000유로(약 3600만원)를 넘지 않는 수준으로 책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테슬라도 이르면 올 상반기 소형 전기 해치백 모델Q(가칭)를 내놓는다. 모델3 보다 작은 차급의 전기차로 가격은 3만달러(약 43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일본 혼다도 3만달러 이하의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이며, 제너럴 모터스(GM)도 3만달러를 넘지 않는 전기차 볼트 EV 연내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소형 전기차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볼보자동차는 첫 소형 전기차 SUV EX30을 이달 공식 출시했는데, 초도물량 500대가 완판됐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도 본격화되고 있다. BYD는 지난 1월 한국 승용차 시장에 공식 진출하며 보조금 포함 2900만원 수준으로 구매할 수 전기 SUV 아토3를 출시했다. BYD는 올해 한국 시장에 실, 시라이언7 등의 전기차를 추가 투입한다.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에 대응하기 위해 소형 전기차를 늘리는 측면도 있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소형 전기차뿐만 아니라 대형 전기 SUV의 가격도 내리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9을 출시하면서 기본가격을 6000만원대로 낮췄다. 아이오닉9이 현대차가 내놓는 첫 플래그십 전기 SUV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격적으로 가격을 책정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기아도 기존 EV9의 가격을 낮추고, 6000만원대 스탠다드 모델을 새롭게 출시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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