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무선 이어폰 '엑스붐 버즈'. 사진=구자윤 기자
LG전자 무선 이어폰 ‘엑스붐 버즈’를 2주 가량 사용해봤다. 기존 ‘톤프리’의 후속작인 ‘엑스붐 버즈’는 블랙아이드피스 멤버인 윌아이엠과 협업해 만든 제품으로, 스티비 원더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청음한 뒤 “맘에 든다”고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먼저 기자가 사용한 제품은 화이트 색상으로 완전한 흰색보다는 다소 연한 회색톤에 가깝다. 제품 구성은 간단하다. 이어폰 본체와 케이스, 사용설명서와 짧은 USB C to C 케이블, 크기별 이어팁 등이 전부다. 그래핀 소재를 적용한 덕에 이어폰은 5.3g, 크래들은 36g로 매우 가볍다. 케이스를 열면 상단 내부에는 LG 로고가, 하단 외부에는 엑스붐 문구가 새겨져 있다. 기존 톤프리는 케이스에서 무선 이어폰 소독 기능을 제공한 반면 엑스붐 버즈에는 해당 기능이 빠졌다. 대신 톤프리는 20만원 초중반대 가격이었던 반면 엑스붐 버즈는 14만9000원에 출시돼 이 정도의 원가 절감은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다.
LG전자 무선 이어폰 '엑스붐 버즈' 구성품. 사진=구자윤 기자
엑스붐 버즈의 특징이라면 에어팟 같은 콩나물 형태의 모습 대신 날개를 형상화한 윙팁 디자인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착용감이 조금 안 좋고 귀에서 종종 빠진다 싶었는데 이어팁을 바꿔 써보니 그런 문제점들이 한 번에 해결됐지만 여전히 착용감은 다소 낯설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 역시 이어팁 교체 전에는 소음 차단이 조금 부족하다 싶었는데 귀에 맞는 이어팁을 꽂으니 크게 개선됐다. 바람 소리나 지하철 내 소음을 완전히 차단하진 못했지만 음악에 몰입하는 데는 충분했다.
LG 엑스붐 버즈 앱을 내려받으면 먼저 배터리, 케이스 배터리 잔량과 함께 간편 설명서도 확인할 수 있다. 노이즈 캔슬링, 사용 안함, 주변 소리 듣기 등 주변 소리 제어를 상황에 따라 할 수 있고, 임머시브, 내추럴, 베이스 부스트, 트레블 부스트 등의 사운드 효과 설정은 물론 이와 별도로 본인 취향에 맞는 EQ 설정도 가능하다.
LG전자 무선 이어폰 '엑스붐 버즈'를 착용한 모습. 사진=구자윤 기자
최근 ‘그래미 5관왕’을 수상하고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공연한 래퍼 켄드릭 라마의 ‘루터’, ‘낫 라이크 어스’, ‘티비 오프’ 등을 들었을 때 라마의 랩이 귀에 쏙쏙 박혔다. 베이스 부스트, 트레블 부스트는 각각 저음과 고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듯 해 내추럴이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편이었다.
인상적인 것은 배터리 성능이었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시간, ANC 활성화시 최대 7시간 30분을 쓸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사용하면서 배터리에 대한 불편함은 못 느꼈다. 에어팟 4세대의 경우 ANC를 활성화하면 최대 4시간이 유지된다는 것과 비교하면 엑스붐 버즈가 월등히 뛰어나다. 또 5분 충전시 1시간 사용 가능한 것도 좋았다. 케이스를 열었을 때는 이어폰, 케이스를 닫으면 케이스의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데, 80% 이상시 케이스에서 초록불, 20~80%는 노란불, 20% 이하인 경우 빨간불이 들어왔다.
다만 야외에서 전화통화시 잡음이 많이 섞이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LG 엑스붐 버즈 앱. 사진=구자윤 기자
노이즈 캔슬링이 단계별로 조절되는 소니 이어폰만큼의 성능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엑스붐 버즈는 가격 대비 성능비, 이른바 가성비 면에서 뛰어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LG전자가 스마트폰과 달리 무선 이어폰은 꾸준히 내고 있다는 점을 계속 알리면서 QCY 같은 중국산이 지배 중인 보급형 시장과 삼성, 애플, 소니 등이 경쟁 중인 플래그십(최고급) 이어폰 시장 사이에서 LG전자가 '엑스붐 버즈'로 자리 잡을 수 있길 기원해본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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