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이노베이션 차완영 대표
미역·다시마 등 해조류 특수가공
생분해되는 친환경 포장용기 개발
국내선 폐기물 처리 등 규제 막혀
美 시애틀에 공장 짓고 생산 검토
해조류 추출물 건기식도 곧 출시
차완영 마린이노베이션 대표가 지난 19일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뒤 친환경 신소재로 만든 양갱과 컵을 들어 보이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변옥환 기자
마린이노베이션이 해조류 추출물 등으로 만든 달하루 양갱(위 사진)과 친환경 포장용기 마린이노베이션 제공
장기화되는 경기침체에도 아랑곳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개척 정신으로 성장중인 부산·울산·경남 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신기술로 무장한 제품을 앞세우거나 기존 시장에 혁신적인 고객 서비스를 도입해 성공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다. 부산파이낸셜뉴스는 '부울경 유망 강소기업' 특집을 마련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치열한 경쟁을 헤쳐나가는 기업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미국의 글로벌 대형기업 코스트코와 스타벅스 등이 주목하는 친환경 소재 개발 기업이 있다. 울산 울주군 청량읍에 위치한 마린이노베이션의 차완영 대표는 미국 시애틀경제개발공사(GSP)와 지난해 12월부터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에 대한 협의를 시작해 현재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23일 밝혔다.
차 대표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글로벌 대기업들은 지속가능성을 위해 친환경 소재로의 전환 등을 희망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특히 미국 서부 최대 도시 가운데 하나인 시애틀시는 '깨끗한 친환경 도시'를 추구하고 있다.
미역과 우뭇가사리 등 다양한 해조류를 특수가공해 친환경 소재를 만드는 마린이노베이션은 대량생산이 가능한 공장이 필요했다. 국내 투자유치도 시도했지만 환경 폐기물 처리에 대한 엄격한 규제와 친환경 산업에 대한 국내 투자사들의 투자회피 등으로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차 대표는 "친환경 도시를 추구하는 시애틀과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마린이노베이션과의 상호 이해관계가 맞았기에 미국 진출을 위한 시애틀 현지공장 건립 투자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시애틀도 해양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현지에서 원재료를 구해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친환경 포장지, 컵 등을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기업에 납품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 신소재 분야 사업이 쉽지 않은 국내 현실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전했다. 차 대표는 "한국 정부와 투자자들은 더 멀리 내다보고 우리나라 친환경 영위 기업들에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아 플라스틱에 대한 문제점들을 세계인들이 공감하게 만들어야 한다 생각한다"며 "마린이노베이션은 우선은 미국 현지에서부터 기후위기, 식량위기,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 나서고자 한다. 글로벌 대기업부터 자연에서 만든 신소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혁신적 친환경 소재 개발 연구 매진
마린이노베이션은 미역, 다시마, 우뭇가사리, 꼬시래기, 괭생이모자반 등 각종 해조류를 특수 가공해 섬유화한 신소재를 만들어내는 친환경 개발 기업이다. 펄프, 대나무, 사탕수수 등 친환경 재료와 배합해 만든 친환경 식품 용기 및 각종 포장 용기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차 대표는 "수십 년간 연구개발 끝에 바다의 자원인 해초 추출물과 부산물을 원료로 사용해 제품화에 성공했다. 천연 재료와 친환경 제조 공법을 통해 만들어, 매립 시 자연 생분해되기에 지구 환경에 무해한 제품들이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회사를 설립한 배경에는 지구 환경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차 대표는 "단순 수익을 추구하는 영리회사가 아니라 다음 세대가 겪어야 하는 기후위기, 식량위기, 환경오염 문제를 대비하고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15년간 준비해 세운 회사"라며 "오늘날 환경 문제를 그대로 두면 인류는 생존에 상당한 위협을 받는 게 당연하기에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근원적인 문제 해결이 필수적이다. 마린이노베이션은 올바른 근원적인 해결안을 갖고 실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연에서 난 원료 모두 활용
마린이노베이션은 바다에서 나는 해조류를 주로 이용해 소재를 개발, 제품화하고 있다. 먹을 수 있는 해조류는 식품으로 사용하며 먹을 수 없는 것과 부산물은 신소재로 활용해 친환경 포장지 등을 만들어내고 있다.
식품 브랜드는 '달하루(달콤한 하루)'란 이름으로 양갱과 샐러드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우뭇가사리 등 버려지는 해조류의 추출물로 팥, 고구마 등을 조합해 양갱을 만들어냈다. 또 같은 해조류 추출물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도 최근 개발해 생산을 준비중이다.
차 대표는 "먹을 수 없는 부산물들도 소재화해 친환경 포장지, 종이 등을 만들고 있다. 100%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야 사용 후 폐기해도 환경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며 "바다의 해초와 육상의 식물성소재를 활용해 버리는 것 하나 없이 모두 친환경 소재로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美 화석연료 전환 기조에도 대처 가능
마린이노베이션이 겨냥하는 미국시장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며 다시 친화석연료 기조로 돌아가고 있다. 이런 우려 속에서도 차 대표는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미 행정부가 최근 바뀌었어도 미국은 연방제다. 미국의 주마다 독립된 주권을 갖고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미 정부의 영향력으로 화석연료를 배제할 순 없겠지만 결국 공존 성장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진출하려는 미국 시애틀은 친환경과 뜻이 맞는 도시안데다 세계적인 유통기업 코스트코 본사가 있다. 코스트코에만 납품이 제대로 된다면 전 세계에 우리 친환경 제품이 유통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의 수출 1위국이기에 우리는 그들의 정책을 잘 분석하고 현명히 대처해야 한다. 플라스틱 산업은 미국 경제에서 그간 중요한 역할을 해왔기에 다시 자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친플라스틱 기조로 돌아선 것"이라며 "그러나 결국 화석연료·플라스틱 산업만 바라보고 가진 않을 것이다. 미 현지 분위기는 친환경에 대한 선호도도 높기에 함께 성장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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