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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대비 6억7천만원 뚝… 송도집값 비명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
1년새 2억 떨어져 5억7천만원에
공급 과잉·GTX-B 지연 등 원인
올 3700가구 입주… 하락세 전망

최고가 대비 6억7천만원 뚝… 송도집값 비명
송도국제도시 전경. 인천경제청 제공
인천 고급 주거단지로 주목받던 송도의 집값이 올해도 하락세다. 최고가 대비 절반 이상 매매가가 떨어진 단지가 속출하는 가운데 올해만 3700여가구의 신규 입주가 예정돼 다시 한번 송도 집값에 빨간불이 켜졌다.

25일 아실에 따르면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는 지난 14일 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최고가를 경신한 2022년에는 12억4500만원에 거래됐는데 6억7500만원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2월 같은 동에서 7억7000만원에 손바뀜이 있던 것과 비교하면 1년사이 2억원이 빠진 셈이다. '더샵센트럴파크1차' 전용 96㎡도 지난 1월 6억2000만원에 매매되며 최고가였던 12억원 대비 5억8000만원 떨어졌다.

올해 하락세가 거센 이유로는 '공급 과잉'이 꼽힌다. 송도가 속한 인천 연수구에는 올해 3774가구가 입주한다. 특히 이중 절반인 1189가구, 2단지는 오는 3월 입주를 시작한다. 연수구에는 2024년 5231가구, 2023년 5680가구가 입주를 마쳤다. 아실이 계산한 연수구의 연간 적정입주량은 2002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3년째 신축 물량이 넘쳤다. 여기에 더해 올해 '송도국제도시유승한내들', '영남한신더휴', '송도11공구 로제비앙' 등 1600여 가구의 분양도 예정됐다.

GTX-B노선의 착공 지연도 송도 아파트 가치에 영향을 미쳤다. 2030년까지 수도권 서남부와 동북부를 연결해 개통하려던 이 노선은 공사비 인상과 자금 조달 문제 등으로 첫 삽도 뜨지 못했다. GTX-B노선이 개통되면 송도 인천대입구역에서 여의도역까지 23분, 서울역까지 29분이 소요돼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여 기대를 모았다.

추가 하락 우려와 호재 지연에 실망한 매물들은 곧바로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25일 아실에 나온 연수구 아파트 매매 매물은 모두 9244건이다. 1년 전 7290건과 비교해 26.8% 증가한 것이다.
다만 오는 7월 입주를 끝으로 향후 2년간 송도에는 신규 입주가 없을 전망이다. 입주 물량이 많은 올해는 하락세가 이어지더라도 내년부터는 시장 회복 조짐이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함영진 우리은행부동산리서치랩장은 "연내 연수구의 입주량이 많은 편이고 상대적으로 경기·인천 지역에 비해 서울에 주택 수요가 쏠리는 현상을 고려하면 연내에는 송도 시장 회복 모멘텀이 늦어질 수 있다"면서도 "입주량이 줄어드는 내년이면 역세권 주변 등을 위주로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