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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공략하는 극장, 단독 개봉작 확대..메가박스 2025년 콘텐츠 전략

콘텐트 기획팀 김주홍 팀장의 인터뷰

마니아 공략하는 극장, 단독 개봉작 확대..메가박스 2025년 콘텐츠 전략
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단독 개봉작 ‘룩백’ ‘러브레터’로 실속을 톡톡히 챙긴 메가박스가 올해도 “단독 개봉작 흥행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6일 메가박스는 콘텐트기획팀 김주홍 팀장의 인터뷰를 통해 2025년 콘텐트 기획 전략을 밝히며 “극장 개별 단독 개봉작을 내놓거나 재개봉작 등을 기획 편성하는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돌비 시네마 등 메가박스가 가진 특장점을 살려 마니아 콘텐츠, 뮤지컬, 콘서트, 라이브뷰잉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주홍 메가박스 콘텐트기획팀장과의 일문일답.

―메가박스 콘텐트기획팀 업무를 간략히 소개하면.
▲과거에는 영화를 수급하고 편성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지금은 여기에서 업무의 범위가 확장됐다. 영화 뿐 아니라 스포츠 중계와 오페라를 비롯한 클래식 관련 콘텐츠, 뮤지컬과 대중음악 콘서트, 라이브뷰잉 등 더 다양하고 넓은 범위에서 좋은 콘텐츠를 찾고 편성 및 상영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작년 단독 개봉작 '룩백'의 흥행 성과가 컸다.
▲일본 애니메이션 ‘룩백’을 메가박스가 독자적으로 수입하고 직접 배급까지 했는데, 30만명의 관객이 들어 업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또, 뮤지컬 콘텐츠 ‘영웅: 라이브 인 시네마’와 ‘엘리자벳: 더 뮤지컬 라이브’도 메가박스 단독으로 상영해 큰 호응을 얻었다. ‘엘리자벳: 더 뮤지컬 라이브’의 경우, 뮤지컬 실황을 담은 콘텐츠로선 역대 최고 관객수를 기록했다.

―‘룩백’을 직접 수입, 배급까지 하게 된 과정을 들려준다면.
▲팀원 중 한 명이 ‘룩백’ 단행본을 보여주면서 ‘이 만화가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나온다’고 하길래 그냥 무심하게 들여다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그림체가 굉장히 독특하고 인상적이었고 마지막 네다섯 장 부분에 이르자 큰 감동이 몰려왔다. 욕심이 생겨 바로 제작사에 미팅 요청을 하고 일본 현지로 넘어갔다. 이미 다른 배급사나 극장 측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었다. 메가박스 단독 개봉으로 얻을 수 있는 특장점을 자신감 있게 풀어냈고 진심을 다해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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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 극장의 재발견

―‘룩백’으로 거둬들인 30만 명이란 스코어를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할까.
▲역대 극장 단독 개봉을 추진한 사례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흔히 ‘룩백’과 비슷한 규모의 작품을 전체 극장에 와이드 개봉할 경우에는 10~20만 명의 관객만 모아도 성공했다고 보는 경우가 있으니, 대단한 성과인 셈이다. 이전 사례를 보면 2021년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타 극장 브랜드보다 메가박스가 일주일 먼저 단독 개봉했는데, 그 일주일 동안 무려 2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2016년에는 ‘부활’이라는 종교 영화로 16만5000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극장에서 직접 수입, 배급까지 하는 이유는.
▲먼저, 개봉작 편수가 점점 줄고 있는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또 과거처럼 여러 배급사에서 좋은 작품을 내놓기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입장에 그치기보다 적극적으로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를 찾아 나서면 어떨까 싶었다. 그 결과가 ‘룩백’으로 나타났다.

―단독 개봉이나 콘텐츠 기획에 있어 메가박스만의 강점이 있다면.
▲메가박스는 오래전부터 일본 콘텐츠, 오페라를 비롯한 클래식 관련 콘텐츠를 다루며 단독 개봉 관련 노하우를 쌓아왔다. 단독 개봉작 외 다양한 방식의 기획 상영도 많았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메가박스에 가면 이런 종류의 콘텐
마니아 공략하는 극장, 단독 개봉작 확대..메가박스 2025년 콘텐츠 전략
애니메이션 '룩백' 메가박스중앙 제공.

츠를 볼 수 있어’라는 인식을 어느 정도 축적했다. 또 메가박스의 특성이 담긴 단독 개봉작이나 기획을 좋아해 주는 팬층이 있고 또 메가박스 자체적으로도 기존 지지층 외 새로운 관객들까지 만족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우리 팀이 콘텐츠를 수급해 오면 마케팅팀, 상품기획팀, 브랜드팀, 커뮤니케이션팀 등 유관 부서들이 한데 모여 최상의 컨디션으로 콘텐츠가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애쓴다.

―각 극장이 개별적으로 단독 개봉작을 내놓는 추세가 계속될까?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배급사들 역시 작품에 따라 와이드 개봉보다 단독 개봉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물론 콘텐츠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마케팅 비용을 절약하면서 특정 극장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상영관을 확보하는 쪽이 더 나은 선택이 될 때도 있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성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인 셈이다.

―코로나19이후 재개봉작이 늘고있다.
▲어떻게 보면 갑자기 힘들어진 시장에서 극장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었을 수 있는데, 그 시기를 지나면서 얻은 교훈이 있다. 그저 ‘좋은 영화’를 다시 상영한다고 해서 관객이 극장을 찾아오진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해당 콘텐츠에 또 다른 가치를 더하려고 노력한다. 지난 1월 1일 재개봉해 관객수 10만명을 넘어선 ‘러브레터’의 경우, 기존 상영 때 아쉬운 점으로 지적 받았던 오역과 의역 등 잘못된 자막을 바로잡았고 첫 개봉 당시 추억을 살리고자 과거 방식으로 세로 자막을 적용했다. 기존 ‘러브레터’ 팬들에게 선물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고, 처음으로 이 영화를 접하는 관객에게는 ‘새로운 발견’을 했다는 기분이 들게 해주고 싶었다.

―극장이 ‘AI 수퍼스케일러’ 솔루션을 보유한 ‘인쇼츠’와 MOU를 맺은 이유는.
▲재개봉작을 검토하는 동안 제일 아쉬웠던 부분이 있는데 바로 ‘화질’이다. 우연히 좋은 기회를 통해 ‘인쇼츠’라는 파트너를 소개받게 됐다. 이들이 가진 기술력을 지켜보면서 고민했던 과거 영화의 아쉬운 화질에 대한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얼마 전에 4K화질로 업스케일해 재개봉했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인쇼츠와 함께 한 첫 협업 케이스다.

―공간 사업 측면에서 영화 외 어떤 기획을 하고 있나.
▲메가박스는 ‘마니아 콘텐츠’에도 강하다. ‘극장판 아이돌리쉬 세븐’ ‘영화 러브 라이브!’시리즈 등 마니아가 있는 콘텐츠를 메가박스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보려 한다. 뮤지컬 콘텐츠도 적극 검토 중이다. 메가박스는 국내에서 ‘돌비 시네마’와 ‘돌비 애트모스’관을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사운드 면에서 가장 우수한 시스템을 갖춘 특별관이다. 이런 장점을 특화해 이에 맞는 콘텐츠를 내놓을 예정이다.

마니아 공략하는 극장, 단독 개봉작 확대..메가박스 2025년 콘텐츠 전략
메가박스 극장의 재발견

―일본 최대 버추얼 그룹 ‘니지산지’와 MOU도 체결했다.
▲요즘 버추얼 아이돌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을 계기로 일본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버추얼 아이돌 캐릭터를 보유한 회사를 찾아봤다. 그리고 현지 1등 버추얼 그룹 ‘니지산지’와 만남을 가졌다. 앞으로 ‘니지산지’의 다양한 콘텐츠를 메가박스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극장가를 전망해 본다면.
▲시장이 축소되고 급속히 빠르게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어려운 상황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런 시기를 수년째 거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노하우도 쌓였을 것이라 판단한다. 이제는 새로운 길을 찾고자 하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2025년은 제작, 마케팅, 배급까지 기존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도입하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흐름에 맞춰 극장도 파트너사들과 적극 협업하며 시장의 어려움을 타파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 메가박스 2025년 단독 라인업은.
▲현재 기준으로 공개할 수 있는 재개봉작은 ‘택시 드라이버’ ‘카우보이 비밥’ 등이다. 신작 중 메가박스가 단독으로 내놓는 영화는 ‘첫 번째 키스’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진격의 거인’ ‘라스트 마일’ 등이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