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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광고 없이 비요뜨 코앞, '더진한 플레인 요거트 순수'"

[인터뷰]박지선 서울우유협동조합 마케터

"TV 광고 없이 비요뜨 코앞, '더진한 플레인 요거트 순수'"
박지선 서울우유협동조합 마케터(과장)가 제품 기획에 참여한 '더진한 플레인 요거트 순수'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울우유 제공

[파이낸셜뉴스] "'더진한 플레인 요거트 순수'는 별도 광고를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현재 회사 내 발효유 분야에서 '비요뜨'에 이어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박지선 서울우유협동조합 마케터(과장)는 26일 기자와 만나 "더진한 요거트는 2017년 출시 첫해 46억원이던 매출이 2024년 기준 약 10배 이상 성장한 발효유 효자상품"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현재 서울우유 내 발효유 1위 제품인 비요뜨 매출은 600억원 수준이다.

박 과장은 2015년 서울우유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마케팅' 직무를 희망해 첫 부서로 발효유 마케팅팀에 발령 받았다. 박 과장은 대학에서 영어와 경영학을 복수 전공하면서 마케팅에 흥미를 느꼈다. 여가 시간에는 직접 음악을 만들기도 하고 대학생 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자기 이름으로 음원 출시도 여럿 했다는 박 과장은 "음원 출시도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시간표를 만들고, 제작 홍보까지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제품 출시(마케팅) 과정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마케팅팀 소속 당시 아이들에게 '캐통령'이라 불렸던 유뷰트 채널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캐릭터를 활용한 요구르트를 출시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캐릭터의 인기가 줄어 지금은 단종됐지만 제품의 기획부터 출시까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후 '더진한 플레인 요거트 순수' 기획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당시 서울우유에는 대용량 요거트 스위트 제품이 있었다. 하지만 브랜드명도 디자인도 없이 대형마트에서 소량 판매되는 수준에 불과했다. 플레인 요거트는 크게 떠먹는 타입과 일반 우유처럼 PET 병에 담겨 있는 제품으로 나뉜다. 서울우유는 당시 발효유 매출 1위인 떠먹는 요거트 '비요뜨' 브랜드를 보유했었지만 액상 제품은 대표 브랜드가 약한 상황이었다.

박 과장은 "당시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확산되고 불경기에 가성비 높고 든단하게 먹을 수 있는 대용량 요거트에 대한 수요가 생기기 시작했다"며 "1.8L 대용량에 유산균 배가, 무색소·무안정제·무향료·무감미료 등 무첨가 콘셉트로 제품을 출시한 것이 주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요뜨처럼 TV 광고 등을 진행한 적이 없었지만 소비자들이 스스로 그릭 요거트 레시피를 만들어 SNS에 올리는 등 입소문이 났다"며 "특히 그릭요거트 제조 기기를 만드는 1위 유청분리업체 베어그릭스가 더진한 요거트를 콕 집어 그릭 요거트 제조에 가장 좋은 제품이라고 소개하면서 더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집에서 직접 그릭요거트를 만들어 먹는 소비 경향과 SNS를 타고 더 진한 플레인 요거트 순수의 매출도 빠르게 늘었다. 기세를 타 서울우유는 베어그릭스 유청분리기를 사면 서울우유 제품을 묶음으로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협업을 진행했다.

경쟁이 치열한 발효유 카테고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묻자 박 과장은 "경쟁사와 비교해 가격대비 용량이 많고, 더 진하고 꾸덕꾸덕한 물성으로 식감이 좋다"며 "서울우유 99.99%를 사용하고 설탕 등은 넣지 않아 건강하고 편하게 유산균을 섭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